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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 금지 선언한 중국, 그린란드 탐내는 미국 "이제 전장의 총성은 광산에서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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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 금지 선언한 중국, 그린란드 탐내는 미국 "이제 전장의 총성은 광산에서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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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홍 기자] 2026년은 세계 경제사와 외교사에 있어 자유무역의 완전한 종언과 자원 제국주의의 부활을 알리는 분기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구촌 양극단에서 동시에 벌어진 두 사건이 결정적이다. 이제 자원은 더 이상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 아니라 상대국의 숨통을 끊거나 자국의 안보를 확장하는 치명적인 전략 무기가 됐다.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일본의 제조업과 방위산업을 겨냥해 핵심 소재인 희토류와 이중용도 물자의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초강수를 뒀고, 서반구에서는 베네수엘라를 무력으로 제압한 미국이 그 여세를 몰아 북극의 거대한 섬 그린란드의 병합을 공식화했다.

이제 전장의 총성은 이데올로기의 끝에서 울부짖지 않는다. 광산에서 울린다.


일본의 급소를 찌르다
중국 정부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문제 삼아 일본을 상대로 최고 수위의 압박 카드를 꺼냈다. 6일 대(對)일본 수출 통제 조치를 전격 발표하며 과거의 무역 보복과는 차원이 다른 전격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핵심은 이중용도 물자(Dual-Use Items)의 전면 수출 금지와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의 도입이다.


먼저 중국은 이번 조치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모든 이중용도 물자를 차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명분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발언이었다. 다카이치 총리가 최근 "대만 유사(전쟁 등 비상사태)는 곧 일본의 유사"라며 자위대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자 중국은 이를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내정 간섭이자 도발로 규정했다.

이중용도 물자란 민간 산업용으로 쓰이지만 상황에 따라 군사 무기 개발이나 제조에도 전용될 수 있는 품목을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희토류, 갈륨, 게르마늄, 고성능 센서, 탄소섬유 등이다.

특히 희토류(Rare Earth Elements)에 시선이 집중된다. 원소기호 57번 란타넘부터 71번 루테튬까지의 란타넘족 15개 원소에 스칸듐과 이트륨을 더한 17개 원소를 총칭한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산업의 쌀이자 첨단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극소량만 첨가해도 소재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희토률 통해 추출하는 네오디뮴(Nd)은 가장 강력한 영구자석을 만드는 데 쓰인다. 전기차 모터의 심장이자 풍력 발전 터빈의 핵심 부품이다. 이것 없이는 전기차도, 친환경 에너지도 없다. 디스프로슘(Dy)도 마찬가지다. 자석이 고온에서 자성을 잃지 않게 해주기 때문이다. 고열이 발생하는 전기차 모터나 미사일 유도 장치에 필수적이다.

F-35 전투기 한 대에는 약 417kg의 희토류가 들어간다. 레이더, 스텔스 도료, 미사일 유도 시스템, 야간 투시경 등 현대전의 승패를 가르는 첨단 무기체계는 희토류 없이는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사실 희토류는 이름처럼 매장량 자체가 아주 희귀한 광물은 아니다. 전 세계 곳곳에 분포해 있다. 하지만 경제성 있는 농도로 뭉쳐 있는 경우가 드물고, 무엇보다 채굴 후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분리·정제하는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는 점이 문제다. 이 과정에서 방사능 오염수와 유독가스가 대량 발생한다.


선진국들이 환경 규제와 비용 문제로 생산을 꺼리는 이유다. 그러나 중국은 달랐다. 느슨한 환경 규제와 저렴한 인건비를 무기로 지난 30년간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을 독점해왔다. 채굴-분리-정제-합금 제조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일본을 대상으로 희토류 등을 포함한 제재 카드를 빼들자 일본은 대충격에 빠졌다. 반도체, 전기차, 정밀기계 등 일본이 자랑하는 핵심 산업은 중국산 원자재 없이는 가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도요타나 소니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도 하루아침에 끊길 위기에 처했다. 중국은 일본 경제의 아킬레스건을 정확히 파악하고, 가장 아픈 타이밍에 가장 강력한 독화살을 날린 것이다.

중국은 2010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당시 희토류 수출 통관을 고의로 지연시키는 비공식적 괴롭히기 전술을 썼다. 하지만 이번에는 법적 근거(수출통제법)를 갖춘 공식적인 금수 조치다. 상황이 점점 악화되는 이유다.

더 치명적인 것은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이다. 중국 상무부는 "제3국이나 다른 지역의 기업이 중국산 물자를 일본에 우회 수출할 경우, 그들 또한 제재하겠다"고 명시했다. 이는 한국이나 대만 기업이 중국에서 원자재를 사들여 가공한 뒤 일본에 파는 우회로까지 원천 봉쇄하겠다는 뜻이다. 일본 기업 입장에서는 중국산 소재를 구할 길이 사실상 완전히 막힌 셈이다

심지어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막는다는 것은 일본의 전기차 공장을 멈추게 하는 경제적 타격뿐만 아니라, 일본의 방위산업 역량 자체를 무력화하겠다는 안보적 공격이다. 일본이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 있어도 원료가 없으면 무기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일본은 지금 중요한 분기점에 섰다.

한편 이번 조치가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기간에 맞춰 발표됐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중국은 한국 정상에게는 레드카펫을 깔고 경제 협력을 논의하면서, 동맹국인 일본에게는 경제 제재의 칼을 꽂았다.

한·미·일 3각 공조의 약한 고리를 타격하려는 고도의 계산된 전략이다. 한국에게 "일본 편에 서면 너희도 이렇게 될 수 있다"는 무언의 경고를 보냄과 동시에, "중국과 손잡으면 혜택을 주겠다"는 유화책을 병행해 한·일 간, 한·미 간의 틈새를 벌리려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술이다.


베네수엘라 삼킨 트럼프, 이번엔 그린란드
동쪽에서 중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는 사이, 서쪽에서는 미국이 빗장을 부수고 영토 확장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군사 작전으로 축출하고 석유 통제권을 확보한 데 이어, 6일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노골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이날 "그린란드 획득은 국가 안보의 최우선 과제"라며 군사력 활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19세기 제임스 먼로 대통령이 선언한 먼로 독트린(미국의 서반구 개입 독점권)에 트럼프의 이름(Donald)을 합친 이른바 돈로 독트린의 결정판이다.

북미와 남미, 그리고 북극권까지를 미국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 두고,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적성국의 진입을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는 신(新)패권주의 선언이다.

미국이 그린란드에 집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안보와 자원이다.

먼저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점이 중요하다. 실제로 그린란드는 북극해와 대서양을 잇는 길목이다. 러시아가 발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가장 먼저 탐지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현재 미군은 이곳에 툴라(Thule) 공군기지를 운영 중이다. 온난화로 북극 항로가 열리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극으로 진출하려 하자, 미국은 그린란드를 아예 자국 영토로 편입해 북극의 주도권을 독점하려 한다.

다만 아직은 갈길이 먼 북극 한로 가능성보다는 그린란드가 희토류의 보고라는 점에 시선이 집중된다. 당장 그린란드의 만년설 아래에는 중국의 독점을 깰 수 있는 막대한 자원이 잠들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크바네펠트(Kvanefjeld) 광산은 세계 최대 규모의 희토류와 우라늄 매장지로 꼽힌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자국 안보와 산업을 지킬 대체 공급망이 절실한 상태다. 그린란드 병합은 중국 의존도 0%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확실하고도 과격한 해법이 될 수 있다.

덴마크와 유럽연합(EU)이 "그린란드는 파는 물건이 아니다"라고 반발했지만 미국의 태도는 완강하다. 베네수엘라 사태에서 보여준 트럼프 행정부의 거침없는 행보는 그린란드 병합이 단순한 엄포가 아님을 방증한다.

신냉전의 전장(戰場)은 국경이 아닌 공급망
중국의 대일 희토류 통제와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는 본질적으로 같은 현상이다. 강대국들이 자국의 생존과 패권을 위해 자유 무역이라는 거추장스러운 가면을 벗어 던졌기 때문이다.

이제 기업의 경쟁력은 기술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곧 기업과 국가의 생존을 결정짓는 시대가 되었다. 반도체와 배터리 강국인 한국에게 중국의 희토류 통제와 미국의 자원 블록화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발 공급망 충격에 대비해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것은 기본이다. 더 나아가 자원 부국들과의 양자 외교를 강화하고, 폐자원에서 희귀 금속을 추출하는 도시 광산 기술을 육성하는 등 국가 차원의 총력전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나아가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를 강요받는 외교적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향후 한국 경제의 명운을 가를 전망이다.

세계는 지금 총알 대신 광물이 날아다니고, 영토 주권보다 자원 확보가 우선시되는 비정하고 차가운 전쟁터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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