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퀄컴·LG전자·삼성전자·엔비디아 방문
빅테크·완성차·부품·로봇 기업과 전방위 연대
‘피지컬 AI’ 강조한 정의선 회장,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개방형 생태계로 속도와 확장성 확보
빅테크·완성차·부품·로봇 기업과 전방위 연대
‘피지컬 AI’ 강조한 정의선 회장,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개방형 생태계로 속도와 확장성 확보
정의선(가운데) 현대차그룹 회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6 퀄컴 부스를 둘러본 후 LG전자 차량용 솔루션 전시룸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은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오른쪽은 박철 신사업전략실장. 라스베이거스=정경수 기자 |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정경수·김현일·박지영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정 회장은 6일(현지시간) 행사가 진행 중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현대차 부스를 시작으로 두산, 퀄컴, LG전자, 삼성전자, 엔비디아 전시관까지 방문하며 그룹의 미래 전략과 맞닿은 기술 흐름을 꼼꼼하게 살폈다.
정 회장의 행보는 피지컬 AI와 자율주행, 로보틱스 경쟁에서 모든 것을 자체 내재화하기보다 글로벌 선도 기업과의 연합을 통해 속도와 확장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역시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모든 것을 자체 내재화하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글로벌 선도 기업과 함께 빠르게 개척해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6 삼성전자 단독 전시관을 찾아 장재훈(왼쪽) 현대차 부회장, 노태문(오른쪽)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과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현일 기자 |
구글과의 협력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전날 현대차의 로보틱스 자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구글 딥마인드와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정 회장은 이날 캐롤리나 파라다 구글 딥마인드 로보틱스 총괄과 직접 환담했다.
현대차그룹은 무인택시, 차량용 소프트웨어, 인포테인먼트를 넘어, 피지컬 AI와 로보틱스까지 구글과의 협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로보틱스 영역까지 포함하면 구글과의 협력은 단일 프로젝트를 넘어선 전략적 연대에 가깝다.
이미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로는 구글 웨이모와의 협력이 꼽힌다. 지난 2024년 파트너십을 맺은 현대차그룹과 웨이모는 올해 말부터 북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이오닉 5 자율주행차를 실제 서비스에 투입할 계획이다. 웨이모는 이번 CES 2026에서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HMGMA에서 현대차가 생산한 아이오닉 5를 메인으로 전시하기도 했다.
구글 웨이모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6에서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HMGMA에서 현대차가 생산한 아이오닉 5 자율주행차를 메인으로 전시하고 있다. 정경수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6일(현지시간) CES 2026 현장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딸 메디슨 황과 대화를 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피지컬 AI 전략의 또 다른 축이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엔비디아 전시관도 찾았다. 노만 막스 엔비디아 부사장이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정 회장의 부스 설명을 도왔고, 이후 정 회장은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딸인 메디슨 황과 잠깐 환담을 나눈 뒤 약 30분간 젠슨 황 CEO와 미팅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GPU를 기반으로 로보틱스, 자율주행, 제조 AI 전반에서 협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 자율주행 시스템 ‘알파마요’와의 추가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전날 장 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알파마요 협력 가능성과 관련해 “여러 가지 방법이 있고 가능성은 다 있다. 조만간 전체적인 (자율주행) 전략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 부스 방문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정 회장은 퀄컴의 휴머노이드용 고성능 로봇 프로세서 ‘드래곤윙 IQ10’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들었다. 현대차는 이미 퀄컴의 차량용 반도체를 사용하고 있다. 향후 로봇 프로세서 영역까지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며, 피지컬 AI 하드웨어 생태계 확장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아울러 LG전자와 삼성전자 방문은 차량용 AI와 전장 설루션 협력의 연장선이다. 정 회장은 LG전자의 AI 기반 차량용 설루션을 체험하고, 삼성전자 전시관에서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AI 가전을 둘러봤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6 LG전자 부스를 찾아 류재철(왼쪽) LG전자 최고경영자(CEO)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지영 기자 |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협력 모델은 선택과 집중의 결과다. 자율주행 알고리즘, AI 파운데이션 모델, GPU 인프라를 모두 직접 구축하기보다, 각 분야의 선도 기업과 연합해 실행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김흥수 현대차·기아 글로벌전략(GSO) 본부장은 “현대차그룹은 제조·판매·생산·고객 경험 전반의 밸류체인 데이터라는 유니크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글로벌 스케일의 AI 역량과 결합될 경우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기업에서 AI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며 글로벌 협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 5일 신년사에서도 “우리는 물리적 제품의 설계와 제조에 있어서만큼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더 큰 미래를 보고 다양한 파트너들과 과감한 협력으로 생태계를 넓혀 나간다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