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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90% 사용, 영세사업장은 ‘눈치’…육아휴직 격차 여전

헤럴드경제 김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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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90% 사용, 영세사업장은 ‘눈치’…육아휴직 격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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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인 이상 89% ‘사용 가능’…5~9인 사업장 60%
업무과중·대체인력 부담에 난임치료휴가도 격차
서울 시내에서 이동하는 가족의 모습 [연합]

서울 시내에서 이동하는 가족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저출산 대응의 핵심 정책으로 육아휴직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대기업과 영세사업장 간 육아휴직 이용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사업장 규모에 따른 ‘사용 가능성의 벽’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7일 고용노동부가 발주하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수행한 ‘2024년 기준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 제도를 ‘잘 알고 있다’고 답한 사업장은 57.7%로 전년(55.7%)보다 2.0%포인트 증가했다.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응답도 23.2%에 달했다. 반면 ‘들어본 적만 있다’는 10.1%, ‘모른다’는 응답은 9.0%였다.

하지만 제도 인지도 증가가 실제 사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육아휴직 대상자 모두 사용 가능하다’는 응답이 89.2%에 달했지만, 5∼9인 사업장에서는 60.1%에 그쳤다. 같은 질문에 대해 5∼9인 사업장의 21.8%는 ‘대상자 중 일부만 사용 가능’, 18.1%는 ‘대상자도 전혀 사용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영세사업장에서 육아휴직을 사실상 쓰기 어려운 이유로는 ‘동료 및 관리자의 업무 과중’이 35.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용할 수 없는 직장 분위기’(31.3%), ‘대체 인력 확보의 어려움’(26.8%) 순이었다. 육아휴직 사용이 조직 내 부담으로 전가되는 구조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근로자가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육아휴직 기간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평균 12.9개월이었지만, 5∼9인 사업장은 평균 11.8개월로 1개월 이상 짧았다.


난임치료휴가 제도 역시 사업장 규모에 따른 격차가 뚜렷했다.

난임치료휴가를 ‘대상자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80.7%였으나, 5∼9인 사업장에서는 49.2%에 그쳤다. ‘대상자도 전혀 사용 불가능’하다는 응답은 300인 이상 사업장 2.2%에 불과했지만, 5∼9인 사업장에서는 28.6%로 크게 높았다.

조사 대상 사업장들이 꼽은 일·가정 양립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장시간 근로 관행 개선’(18.8%)이 가장 많았고, ‘남녀 고용 차별 개선 및 직장 내 성희롱 예방’(17.3%), ‘남성과 여성의 자유로운 육아휴직 사용’(17.0%)이 뒤를 이었다.


노동부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올해 대체인력 지원금을 월 12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동료업무분담지원금을 월 20만원에서 60만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또 육아기 자녀를 둔 근로자의 돌봄 부담 완화를 위해 ‘10시 출근제’ 신설과 단기 육아휴직 도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여성 노동자의 승진·보직 과정에서의 구조적 한계도 확인됐다.

2024년 기준 사업장당 평균 임원 수는 1.5명이었지만, 이 가운데 여성 임원은 평균 0.3명에 그쳤다. 인사관리상 성차별 정도를 묻는 문항에서는 ‘채용 시 자격이 동일할 경우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항목이 4점 만점에 2.15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주요 업무나 보직에 여성보다 남성을 배치하는 경향이 있다’는 응답도 2.09점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