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라포르시안 언론사 이미지

[in-터뷰] "대립을 넘어 협상으로, 분열이 아닌 공동의 미래로...의협이 가야할 길"

라포르시안
원문보기

[in-터뷰] "대립을 넘어 협상으로, 분열이 아닌 공동의 미래로...의협이 가야할 길"

서울맑음 / -3.9 °
[손의식 기자]

[라포르시안] "2025년은 의료계 역사에서 가장 혹독한 시련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대한의사협회가 무너진 의료체계의 폐허 위에서 협회의 최소 기능을 회복하고, 의정 갈등 국면에서 대화와 신뢰 회복의 물꼬를 텄다는 점은 의미 있는 성과이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은 지난 6일 의협회관에서 가진 의협출입기자단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2026년 회무의 핵심 키워드는 '의료 정상화를 위한 2단계-복구를 넘어 재건으로, 그리고 새로운 의료의 패러다임으로'를 제시했다.

김택우 회장은 "과거의 방식에만 머물러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 전문 직업성이라는 본질적 가치는 단호하게 지키되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안을 원점 재논의나 백지화 같은 투쟁적 구호로만 접근하기보다는 정책당사자 간 숙의를 통해 합리적인 접점을 찾는 협상의 전략을 강화하겠다"며 "의정 간 대화는 줄다리기에 가깝다. 명분과 실리를 균형 있게 고려해 의료계와 국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의료계 내부의 화합과 연대를 회무의 가장 중요한 토대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책임 공방과 상호 비난으로 내부 갈등을 증폭시킬 게 아니라 하나로 똘똘 뭉쳐 공동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정부를 상대로 감정적 대립이 아닌 원칙에 기반한 협상과 중용의 자세로 임하겠다. 할 말은 분명히 하되 대화를 통해 풀 수 있는 길을 끝까지 열어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을 향해서는 다시 한 번 신뢰받는 전문가 집단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의료계 주장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선 국민의 눈높이에서 설명하고 사회적 책임을 함께 짊어지려는 자세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대립을 넘어 협상으로, 분열이 아닌 공동의 미래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2026년 대한의사협회가 선택해야 할 길"이라며 "그 길의 맨 앞에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관리급여와 검체검사 위·수탁 개편 등 의료계가 당면한 현안에 대한 대응 방향도 제시했다. 김 회장은 "비급여 관리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정부가 실손보험사의 입장만 반영해 관리급여를 강행했다"며 "정부가 제도를 강행한다면 비급여관리협의체 참여 거부와 헌법소원 제기 등 법적 대응을 실행에 옮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일부 과도한 행위로 선량한 회원들이 피해를 입는 구조를 타파해야 한다. 자율징계권 확보를 통해 해결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체검사 비용 상호정산을 고시를 근거로 수탁기관에 100% 지급하는 형태로 제도 개편을 밀어붙였다"며 "이에 의료계와 정부가 협의체를 구성해 차근차근 논의하자고 지속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탁기관 손실을 최대한 보상할 수 있는 기전을 문서화하는 것으로 하고 12월 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선언적으로 제도개선을 발표했다"며 "앞으로는 손실 보상과 새로운 수가 생성에 집중해야 할 때이다. 위·수탁 기관 각각 청구에 법적 문제가 없도록 시범사업 운영을 지속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수급불안정 의약품의 공급 책임은 정부에 있으며, 성분명 처방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김 회장은 "국민 10명 중 7명은 의사가 처방한 약을 선호하고, 62.4%가 국민 건강을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내 조제 허용을 포함한 대안 입법을 마련해 대국회 활동을 하겠다. 국회에 계류 중인 성분명 처방 법안의 불합리한 점을 적극 알리겠다"고 밝혔다.


"강경 투쟁 자체가 목적 아니지만 임계점 넘으면 투쟁 나설 것"

김택우 회장은 "지난해 비대위 구성안에 상당수 대의원께서 찬성 의견을 주셨다는 점을 집행부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비대위 구성 여부를 넘어 현 상황에 대한 회원들의 절박함과 보다 강한 대응을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강경투쟁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투쟁은 충분한 명분과 내부 공감대, 그리고 국민께 설명할 수 있는 논리가 함께 갖춰질 때 비로소 힘을 가진다"며 "준비되지 않은 강경 대응은 오히려 의료계 전체에 더 큰 부담과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점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집행부는 상황에 따라 대응 수위를 전략적으로 조정해 나가고 있다"며 "현재는 범대위를 구성해 3개의 아젠다별 분과위원회에서 활발히 대응하고 있고, 각각의 새로운 정책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대외협력위원회와 함께 정부·국회와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의료계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전방위적으로 대응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투쟁이라는 수단을 언제 써야 하냐고 묻는다면 언제든지 쓸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우리가 투쟁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확신이 들어야 하고, 확신이 없는데 오로지 투쟁을 외치는 것은 방법적인 면에서 아니라고 본다"며 "예를 들면 무면허 의료 행위, 엑스레이 사용, 성분명 처방 강행 등에서 임계점을 넘는다면 언제든지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의료계의 주장을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다만 단기적 해법보다는 긴호흡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회장은 "의료계가 처한 위기 상황이 복잡하고 비정상적인 구조적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이해관계 대립이나 직역 이기주의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며 "지난 정부의 2,000명 의대정원 증원 당시에도 환자단체와 시민단체는 의료계의 문제 제기를 직역 이기주의로 비판했지만 감사원 보고서가 그 진실을 알린 지금에 와서는 우리의 행동이 의료의 근간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노력이었다는 점을 국민께서도 아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국민 여론과 국민 인식, 의사 사회와 협회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나름의 기준을 갖고 노력했지만 1~2년 만에 변화가 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며 "의사 사회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존중받으려면 최소 10년 정도는 노력해야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이런 부분을 더 노력하고 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협이 매주 정례 브리핑을 하는 이유도 언론 입장, 국민 입장에서 절제되고 정제된 언어로 현안을 이야기하기 위함이다"라며 "지난 1년 동안 그런 방향으로 해 왔고, 앞으로도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한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의 스탠스를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의료계가 흔들리면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 전체가 무너지고, 그 피해는 국민께 돌아간다"며 "대한의사협회는 국민의 안녕과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의료 정상화를 위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Copyright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