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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이 시간의 무게로 채운 여백 'Life is a Drama' [M-뮤직관]

MHN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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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이 시간의 무게로 채운 여백 'Life is a Drama' [M-뮤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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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홍동희 선임기자) 2026년 1월 6일 오후 6시, 가수 임재범이 데뷔 40주년 기념 정규 8집의 세 번째 선공개 곡(Prelude 3)인 'Life is a Drama(라이프 이즈 어 드라마)'를 세상에 내놓았다. 지난 4일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 직후 발표된 곡이기에 대중은 으레 눈물 젖은 이별가를 짐작했지만, 임재범은 그 예상을 보기 좋게 배반했다. 작곡가 한태수가 곡을 쓰고 스타 작사가 김이나가 말을 붙인 이 노래에서, 그는 슬픔 대신 찬란한 '의지'를, 작별 대신 삶의 '지속'을 노래했다.

신곡 'Life is a Drama'는 제목 그대로 인생을 한 편의 드라마에 비유하며, 끝을 단정 짓기보다는 계속해서 써 내려가야 할 과정으로 바라보는 곡이다. 반복되는 좌절과 제자리걸음처럼 느껴지는 순간 속에서도, 임재범은 "Don't you send me goodbye / 끝을 말하지 마"라고 덤덤히 읊조린다. 이는 무너진 벽 앞에 선 순간, 사라짐 대신 다시 일어섬을 선택해 온 자신의 지난 40년을 되짚으며 건네는 실존적인 위로다. "넌 이미 이보다 큰 걸 이겨냈던 적이 있어"라는 가사는 단순한 격려가 아니라, 수없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섰던 그가 스스로에게, 그리고 세상의 모든 흔들리는 이들에게 보내는 단단한 믿음의 증거다.


특히 이번 곡에서 작사가 김이나의 접근법은 인상적이다. 그녀는 빽빽한 감정의 언어 대신, 곡 전반에 의도적인 '여백'을 남겨두었다. 과장 없는 설득력을 완성하기 위한 이 영리한 비움은, 임재범이라는 거장이 가진 특유의 해석력과 그가 살아낸 '시간의 무게'로 비로소 꽉 채워진다. 청자는 그 여백 사이로 스며드는 임재범의 호흡을 통해, 삶의 주체는 결국 자기 자신임을, 그리고 절망 속에서도 길은 다시 열린다는 메시지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음악적으로도 이 곡은 임재범 보컬의 새로운 진화를 보여준다. 과거 짐승처럼 포효하던 거친 질감은 한결 정제되었고, 그 자리를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고목(古木)과 같은 깊은 울림이 대신했다. 40주년을 맞아 정규 8집의 서막을 여는 이 곡은 고음을 내지러 쾌감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중저음의 공명만으로 공간을 장악하며 그가 이제 '가수'를 넘어 소리의 '장인' 경지에 도달했음을 증명한다.


임재범은 이번 신곡 발표와 함께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 콘서트를 이어갈 예정이다. 비록 그가 무대에서 내려올 준비를 하고 있다 하더라도, "무너지는 벽의 뒤에 새 길을 봐"라고 노래한 그가 보여줄 40년 음악 인생의 파노라마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마이크를 내려놓는 그 순간까지, 임재범이라는 드라마의 엔딩 크레딧은 아직 올라가지 않았다. 그는 떠날 준비를 하지만, 그가 남긴 이 희망의가는 오랫동안 우리 곁에 머물며 삶을 지탱하는 배경음악이 될 것이다.

사진=블루씨드엔터테인먼트, MH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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