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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산업전망대]철강, 담금질 지속하는 '인고의 해'…바닥 다진다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백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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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산업전망대]철강, 담금질 지속하는 '인고의 해'…바닥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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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50% 관세 고착화·EU 쿼터 47% 축소…수출 환경 악화
K-스틸법 통과·중국 감산 추진…구조개선 변수 부각 전망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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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철강업계는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으며 어려운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수출 여건이 막힌 상황에서 내수 회복도 더딜 것으로 보여 업황 반등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K-스틸법(철강산업지원법) 통과로 감산 협의가 가능해졌고 중국의 생산 감축이 추진되면서 수급 구조 변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대미 수출 10% 급감…관세 후폭풍 현실화

2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대미 철강 수출은 229만5327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255만1221톤) 대비 10.0% 줄어든 수치다. 감소세는 하반기 들어 더욱 가팔라졌다. 7월 18만8172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6% 줄었고 8월에는 15만4160톤으로 감소율이 29.1%까지 확대됐다. 이후에도 △9월 18만1154톤 △10월 19만3862톤 △11월 18만9788톤으로 20만톤 회복에 실패했다.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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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인상 전후로 수출 물량이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해 3~6월 대미 수출은 월 23만~24만톤 수준을 유지했지만 7월 이후에는 18만~19만톤대로 떨어졌다. 관세 인상 이후 대미 수출이 구조적으로 한 단계 낮은 수준으로 이동한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철강 수출은 2583만톤으로 전년(2575만톤)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월별로도 200만~260만톤 수준이 이어졌다. 전체 수출 물량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미국향만 줄며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9.9%에서 8.9%로 낮아졌다.

"美 50% 관세 유지·EU 쿼터 47% 축소…내년도 험난"

문제는 이런 상황이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은 지난해 2월 모든 철강 수입재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6월에는 50%로 상향했다. 그간 쿼터제로 일정 물량에 무관세 혜택을 받아온 한국에는 대형 악재다. 쿼터제는 전면 폐지됐고 대미 수출 물량 전체에 50% 관세가 부과되면서 한국산 제품이 현지 제품과 가격경쟁에서 밀렸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한국 전체 철강 수출량의 10%가 미국향이었던 만큼, 올해도 미국 내수 철강 가격의 상승 없이는 미국향 수출에서 기존과 유사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EU(유럽연합) 역시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한다. EU는 오는 6월 말 종료 예정인 현재 세이프가드 조치를 더욱 강화한 형태로 대응할 예정이다. 쿼터는 기존 대비 47% 감축하는 대신, 쿼터 상회 물량에 대해서는 기존 25%보다 높은 50%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한국의 대EU 철강 수출액은 44억8000만달러로 미국(43억4700만달러)보다 소폭 더 많았다. 최대 수출시장 두 곳의 관세장벽이 동시에 높아지는 것이다.

백재승 연구원은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는 이제 철강 산업에 있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았다"며 "올해 선진국향 수출에는 무역 장벽으로 인한 어려움이, 신흥국향 수출은 경쟁 심화에 각각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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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틸법·중국 감산…변수들도

다만 업계는 2026년을 구조 개선의 전환점으로 삼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국회는 지난해 11월 27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을 재석 의원 255명 중 찬성 245명 지지로 통과시켰다. 1986년 철강공업육성법 폐지 이후 약 40년 만의 정부 차원 지원법이다.

권지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목할 부분 중 하나는 공급 과잉 등 설비 가동률 조정과 감산 협의를 공정거래법상 담합 예외로 인정하는 조항"이라며 "치킨게임 양상의 점유율 경쟁에서 벗어나 업계 차원의 질서 있는 감산을 논의할 공식적인 창구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권 연구원은 이어 "기업결합 심사 기간 단축(최대 120일→90일)은 한계 기업의 구조조정과 M&A를 가속해 만성적 공급 과잉인 철근 시장 등의 재편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산 저가 철강 대응 조항도 포함됐다. 정부가 원산지 규정 강화, 부적합 철강재 유통 억제, 불공정 무역행위 대응을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갖게 됐다. 저탄소철강 제품의 공공조달 우선구매 조항은 공공 시장에서 국산 제품 보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수소환원제철 전환과 전기로 확대에 필수적인 전력·수소망 구축을 국가 기본계획에 반영하도록 한 조항도 눈에 띈다. 권 연구원은 이를 두고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 등의 막대한 인프라 투자 부담을 정부가 분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감산 추진도 중장기 변수로 거론된다. 중국 야금공업계획연구원은 2025년 중국 내 철강 소비량이 약 8억 800만톤으로 전년 대비 5.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요가 급감하자 중국 정부는 지난해 초 조강 생산량 감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24년 10억509만톤을 기록한 생산량을 줄여 공급 과잉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업계는 시장 다변화를 위해 해외 거점 마련에도 나섰다. 국내 철강 1·2위 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달 16일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총 58억달러(약 8조5600억원) 규모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 건설을 공시했다. 연산 270만톤 규모로, 현대자동차그룹이 80%, 포스코가 20%를 투자한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순 설비 확장이 아니라 미국의 철강 보호무역주의와 탄소 규제 강화에 대응하는 중장기 전략"이라며 "자동차강판 같은 고부가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해 관세 및 물류비 부담을 줄이고, 전기로 기반 구조로 탄소배출량을 고로 대비 약 70%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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