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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 시계 앞당겼다…삼성·SK ‘2월 승부수’, 200조 시대 열리나

쿠키뉴스 이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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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 시계 앞당겼다…삼성·SK ‘2월 승부수’, 200조 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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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확산에… “HBM 수요 급증”
‘턴키’ 삼성 vs ‘연합’ SK… 전략 갈리며 실적 기대 확대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게티이미지뱅크.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슈퍼 골든사이클’의 정점에 올라탈 전망이다. 양사가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인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양산 시점을 올해 2월로 전격 확정하면서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루빈’ 출시 시계에 맞춘 ‘K-반도체’의 속도전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양사 합산 영업이익이 2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 현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4 양산 시점을 당초 예상됐던 2026년 하반기에서 올해 2월 초로 앞당겼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 고객사의 요청이 반영된 결과다.

HBM4는 기존 HBM3E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는 두 배, 전력 효율은 40% 이상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AI 연산 성능을 좌우하는 메모리 대역폭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으로, 고성능 AI 서버와 가속기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이다.

이번 조기 양산은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2분기 양산 예정)보다 최소 한 분기 이상 앞선 행보로,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 시장 초반을 선점하는 구도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CES 2026 라이브에서 로봇과 함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CES 2026 라이브에서 로봇과 함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실적 급증의 배경에는 이른바 ‘피지컬 AI’ 확산이 자리하고 있다. 챗GPT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생성형 AI를 넘어 로봇(휴머노이드)과 자율주행차 같은 물리적 실체가 AI를 탑재하기 시작하면서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의 중심에는 엔비디아가 있다. 엔비디아는 기존 AI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자율주행·로봇용 AI 가속기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며, HBM 탑재량을 세대마다 확대하고 있다. 올해 출시를 앞둔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은 연산 성능과 함께 메모리 대역폭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엔비디아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대 고객사로 꼽힌다. 루빈에 탑재될 HBM을 ‘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에 따라 향후 수년간의 AI 반도체 시장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테슬라와 약 23조원 규모의 자율주행 칩 및 고성능 메모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AI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 나섰다. 해당 메모리는 완전자율주행(FSD) 차량뿐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슈퍼컴퓨터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며, 로봇·자율주행용 전용 HBM 공급을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피지컬 AI는 메모리 수요를 일시적 증가가 아니라 상시적이고 구조적인 수요로 바꿔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범용 D램 시장도 호조다. DDR5 가격은 전년 대비 40% 이상 상승하며 양사 실적 개선에 기름을 부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6년 1분기까지 D램 가격이 추가로 18~23%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AI 서버 증설과 맞물려 메모리 전반의 수익성이 동반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나홀로’ 삼성 vs ‘연합군’ SK… HBM4 전략 갈렸다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캠퍼스, SK하이닉스는 이천 M16·청주 M15X 공장에서 각각 HBM4 양산에 돌입한다. 마이크론이 2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최소 한 분기 이상 앞서 나간다.

HBM4 조기 양산의 핵심은 베이스 다이(Base Die) 기술이다. 베이스 다이는 HBM4의 두뇌 역할을 하는 로직 반도체로, 메모리와 파운드리 공정이 결합되는 고난도 기술이다. SK하이닉스는 대만 TSMC와 협력해 12나노 로직 공정을 적용했고, 삼성전자는 자사 파운드리를 활용한 원스톱 솔루션으로 수율 확보에 성공했다.

흥미로운 점은 양사의 전략이 뚜렷하게 갈린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부터 파운드리(위탁 생산), 패키징(조립)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턴키(일괄 생산) 전략을 택했다. 하나의 회사에서 모든 걸 만들면 공정 시간을 줄이고 품질 관리를 통합적으로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반면, 현재 HBM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연합 작전’을 택했다. 메모리는 SK하이닉스가 만들지만, 핵심 부품인 ‘베이스 다이’의 제조는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에 맡기는 방식이다. 각 분야 최고 기업과 손잡는 연합 전략으로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증권업계 “합산 200조 시대 현실화”

증권가 전망은 장밋빛이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을 107조원으로, iM증권은 SK하이닉스를 93조원으로 각각 상향했다. 양사 합산 200조원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메모리 제조사들이 역대 최장·최강의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며 “상위 3개 메모리 업체의 시가총액은 2027년까지 50% 이상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7만~20만 원, SK하이닉스를 80만~100만 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역대 최고 영업이익이었던 2018년 58조원의 2배 가까운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