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잘알 3인방의 관광수다]③끝…"자연 그대로가 훨씬 예뻐"
"삼성의 나라에 폰 살 곳이 없다?…쇼핑 인프라·기본 배려 시급"
[편집자주]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잘 아는 '대한외국인' 3인방 다니엘 린데만(독일),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 럭키(인도)가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 거주 경력만 도합 64년이다. 뉴스1은 신년 기획으로 <한국잘알 3인방의 관광수다>를 마련했다. '대한외국인'이라 불리며 누구보다 한국을 사랑하고 또 애정에 기반한 쓴소리까지 마다않는 이들의 입을 통해 K-관광의 뜨거운 열기와, 과거의 공식을 완전히 파괴하고 있는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들어봤다.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정윤경 기자
"한국의 지방을 다니다 보면 자연 그대로 이미 너무 훌륭한데,
굳이 그 앞에 '포토존'이라며 '하트 조형물'을 만들거나,
다리에 인위적인 조명을 달고 색칠해요.
솔직히 그 의도가 이해 안 갈 때가 많습니다."
(다니엘 린데만)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라는 화려한 장밋빛 전망 뒤에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있다. 한국의 '찐팬'을 자처하는 '대한외국인' 3인방 다니엘 린데만(독일),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 럭키(인도)가 한자리에 모여 뜨거운 찬사와 함께 거침없는 쓴소리도 쏟아냈다.
뉴스1의 <한국잘알 3인방의 관광수다>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왼쪽부터), 럭키, 다니엘 린데만 ⓒ News1 정윤경 기자 |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정윤경 기자
"한국의 지방을 다니다 보면 자연 그대로 이미 너무 훌륭한데,
굳이 그 앞에 '포토존'이라며 '하트 조형물'을 만들거나,
다리에 인위적인 조명을 달고 색칠해요.
솔직히 그 의도가 이해 안 갈 때가 많습니다."
(다니엘 린데만)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라는 화려한 장밋빛 전망 뒤에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있다. 한국의 '찐팬'을 자처하는 '대한외국인' 3인방 다니엘 린데만(독일),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 럭키(인도)가 한자리에 모여 뜨거운 찬사와 함께 거침없는 쓴소리도 쏟아냈다.
특히 지역 어디를 가나 천편일률적인 하트 조형물이나 경관을 해치는 출렁다리, 자연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명 등을 꼬집었다.
외국인이 한국에 왔을 때 쇼핑과 결제 등에서 겪어야 하는 큰 불편도 가감없이 전했다.
독일 출신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 News1 정윤경 기자 |
"이미 아름다운데 왜 색칠하나"…지자체 '베끼기식 개발'에 일침
다니엘과 알베르토는 지방 관광지의 인위적인 개발 방식에 대해 작심하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다니엘은 앞서 언급한 하트 조형물 문제를 지적하며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한국적인 것인데, 왜 자꾸 덧칠하려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럽에는 포토존이라는 게 따로 없다"며 "그냥 놔두면 한국이 훨씬 더 예쁜데, 그런 인위적인 것들이 오히려 한국만의 진짜 멋을 가리는 것 같아 너무 아쉽다"고 지적했다.
알베르토 역시 격하게 공감하며 '복사 붙여넣기'식 행정을 비판했다. 그는 "각 지방이 유명해지려면 그 동네만의 색깔이 있어야 하는데, 막상 지방 시내에 가보면 여기가 춘천인지 강릉인지, 아니면 전주인지 모를 정도로 건물이랑 거리가 다 똑같이 생겼다"고 꼬집었다.
이어 "어디서 뭐 하나 잘됐다고 하면 다 따라 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며 "지방마다 젊은 예술가나 건축가들에게 기회를 줘서, 유행만 좇지 말고 진짜 그 지역만의 스타일을 살린 브랜딩을 해야 외국인들이 찾아간다"고 강조했다.
인도 출신 방송인 럭키ⓒ News1 정윤경 기자 |
"출신 국가 따라 대접 달라지면 안 돼"…'기본적 배려'의 부재
럭키는 관광객을 대하는 한국 사회의 '시선'에 대해 뼈아픈 경험담을 털어놨다.
그는 "인도 관광객 팀이 한국 기업 초청으로 쇼핑하러 갔는데 가게 주인이 귀찮아하며 물건을 안 팔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며 "솔직히 충격이었다. '손님이 왕'이라는데, 어디서 왔는지 옷차림이 어떤지에 따라 대접이 달라지면 안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과거 한국인들이 유럽에서 차별받거나 소외감을 느꼈을 때 기분을 생각해서라도, 우리를 찾아온 손님들을 넓은 마음으로 똑같이 맞아줬으면 좋겠다"고 묵직한 진심을 전했다.
실질적인 쇼핑 인프라의 실종도 화두였다. 럭키는 "인도인들에게 한국은 삼성과 LG의 나라라 전자제품 쇼핑이 정말 중요한데 요즘은 오프라인 매장이 다 사라져서 관광객들이 핸드폰 하나 실물로 보고 사는 것도 너무 어려워한다"며 "외국인들이 전자기기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쇼핑 채널이나 애플페이 같은 결제 시스템이 더 보완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다니엘은 한국의 서비스를 '사막'에 비유하는 농담을 던지면서도 뼈 있는 조언을 보탰다.
그는 "무조건 과하게 친절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외국인이 길을 잃지 않게 하는 '기본적인 배려'는 보강되어야 한다"며 "버스 노선 안내가 헷갈린다거나 번역이 어색한 것들만 고쳐도 외국인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 News1 정윤경 기자 |
"아파트, 그냥 부르면 돼"…'자신감'이 최고의 관광 상품
3인방은 인터뷰 말미에 "결국 중요한 건 자신감"이라고 입을 모았다. 알베르토는 로제의 '아파트(APT.)' 열풍을 예로 들며 통찰을 전했다.
그는 "옛날엔 한국 사람들이 영어 발음 굴리려고 스트레스받았는데, 이젠 전 세계가 한국식으로 '아파트, 아파트' 하고 따라 부르지 않나"라며 "관광도 똑같다. 굳이 외국인 입맛에 맞추려고 억지로 꾸미지 말고, 한국 있는 그대로를 당당하게 보여줄 때 제일 멋있다"고 확신했다.
다니엘 또한 스토리텔링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부대찌개가 왜 생겼는지, 부산 밀면이나 돼지국밥에 어떤 슬픈 역사가 있는지 같은 '서사'를 들려주면 외국인들은 음식 한 그릇을 먹어도 완전히 다르게 느낀다"며 "우리가 가진 진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신감이 3000만 시대를 여는 마지막 열쇠"라고 강조하며 수다를 마쳤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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