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사드로 나빠진 한중관계 복원"…이재명 대통령, 시진핑과 회담 성적표는

머니투데이 김인한기자
원문보기

"사드로 나빠진 한중관계 복원"…이재명 대통령, 시진핑과 회담 성적표는

속보
이 대통령-다카이치 한일 정상 공동언론발표 시작
[the300] 서해 구조물 등 민감현안 공론화, 경제협력 약속 '성과'…북핵 빠진 중국 입장은 '과제'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5일(현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만찬을 마친 뒤 시진핑 국가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경주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선물 받은 샤오미폰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 사진=뉴시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5일(현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만찬을 마친 뒤 시진핑 국가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경주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선물 받은 샤오미폰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두 번째 정상회담은 불과 2개월 사이 양국 정상이 서로 상대국을 국빈 방문하면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중관계의 완전한 복원을 알리는 계기로 평가된다. 중국은 미중 갈등 속에 한국을 공개 압박하며 명분을, 한국은 경제협력 확대 등으로 실리를 챙겼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의 발표문에 북핵 관련 문구가 빠진 점 등은 향후 양국 사이에 과제로 남았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5일 한중 정상회담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은 취임 7개월 만에 미중일 3국 정상과의 상호 방문 외교를 완료하고 한중 간의 전면적 관계 복원의 흐름을 공고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는 한중 관계의 완전한 복원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중관계는 2016년 7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10년 가까이 경색됐다. 당시 중국은 한국의 미국산 사드 도입을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며 경제 보복 조치는 물론 한국 문화·콘텐츠 등을 제한하는 비공식 한한령까지 내렸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며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사드 사태 이후 경색된 한중관계를 우호적 분위기로 전환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대만 문제 등 한중 간 민감한 현안은 우호적 분위기에서 풀어나갈 수 있다"고 했다.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는 "양국이 핵심이익에 대해 일부 이견이 있는 가운데 문제를 예방하고 관리하려는 차원에서 매듭을 잘 풀었다고 본다"며 "한중관계 복원 차원에서 A라는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MOU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MOU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민감한 현안으로 분류되는 서해 구조물 문제와 원자력추진잠수함(SSN·핵잠) 도입, 한한령에 대한 논의는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중국 측은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무단으로 구조물을 설치하고 있는데, 양 정상은 서해 경계획정을 위한 차관급 회담 신설에 공감했다. 위 실장은 "조심스럽지만 이 부분에서 진전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정재흥 센터장은 "한중관계는 경제나 민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서해 구조물이나 대만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은 두 나라가 풀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했다. 이어 "과거 미중일 등이 참여하는 6자회담처럼 새로운 역내 다자 안보협의체를 만들어 외교안보 문제는 별도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잠의 경우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북한과 중국 견제 차원에서 도입 필요성이 부각돼 리스크가 될 수 있단 우려도 있었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선 입장 차는 없었다고 한다. 한한령 완화 차원에선 양국이 바둑·축구 등의 분야부터 교류를 점진적으로 확대키로 했고, 드라마·영화에 대해서도 실무협의를 통해 진전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퇴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퇴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경제 분야에선 상무협력대화, 중국 수산물 전면 개방, 공급망 협력을 위한 통용 허가제도 등이 성과로 꼽힌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가장 의미 있는 성과는 상무협력대화 제도화"라며 "비정기 회의를 장관급 정례협의체로 격상시켜 미중 갈등 속 대중 무역을 예측 가능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전 소장은 "눈에 띄는 성과는 수산물 전면 개방"이라며 "냉장 병어 등 자연산 수산물에 대한 수출이 허용되면서 업계의 10년 숙원이 해결됐다"고 했다. 이어 "세계 최대 수산물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 확대는 어업인과 수산업계에 즉각적인 소득 증대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최대 안보 현안인 북핵 등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지만 중국의 발표문에선 북핵 내용이 빠졌다. 중국이 북핵을 사실상 용인하면서 미중 전략 속에서 북한을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국 입장에서) 북한의 체제 유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이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야 한다"고 말한 것도 미중 갈등에서 한국의 선택을 압박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추후 미중 갈등 속 중국이 한국에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 소장은 "향후 대만 문제나 기술동맹 등에서 중국이 한국을 압박할 수 있다"고 했다.


전 소장은 "이번 회담은 '중국은 명분을, 한국은 실리를' 챙긴 외교였다"며 "서해·수산물·상무협력대화 등 즉각 체감 가능한 경제 성과는 분명하지만 북핵 진전 부재와 '역사의 올바른 편' 같은 전략적 압박은 장기적으로 한국 외교의 족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