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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에서 10%로" 英 공개매수 프리미엄 뚝…韓 시선 집중

이데일리 김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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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에서 10%로" 英 공개매수 프리미엄 뚝…韓 시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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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現환율 펀더멘털과 괴리…단호하고 일관된 정책 노력 지속"
[EU있는경제]
공개매수 프리미엄 낮아지자 英 증시로 돌아온 글로벌 PE
30~40%에서 10~20%로…달라진 공개매수 프리미엄
PE들, 英 사례 쌓이자 아시아로 시선 넓히는 모습도 포착
한국, 상장 프리미엄 붕괴는 아직…시장 기능은 유지
이 기사는 2026년01월06일 17시31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원래 30~40%의 프리미엄은 기본이었는데…'

영국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공개매수 시장에서 최근 자주 들리는 말이다. 한때는 종가 대비 30~40% 이상의 프리미엄을 얹어야만 거래가 성사됐지만, 최근에는 20% 안팎의 비교적 낮은 프리미엄으로도 상장사 인수가 이뤄지는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 런던 증시 전반의 밸류에이션 환경 변화와 맞물린 현상이다.

이러한 변화에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사모펀드(PE)운용사들의 투자 무대가 당분간 증시로 기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동안 비상장 기업과 분할 매각에 집중되던 바이아웃 전략이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사 인수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특히 영국 증시에서 먼저 나타난 이 흐름이 최근 한국 증시에서도 일부 포착되면서 자본시장 전반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30% 프리미엄에서 10%대로 추락

6일 영국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영국 상장사 공개매수 시장에서는 10~20%대 프리미엄으로도 거래가 성사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런던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미국 대비 구조적으로 할인된 상태가 장기간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원래 영국에서는 기본 30~40%의 프리미엄을 얹어 공개매수에 나서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져왔다. 예컨대 지난해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토마브라보는 7조 3700억원에 영국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 다크트레이스를, CVC캐피털컨소시엄은 영국 최대 규모의 금융투자 플랫폼 하그리브스랜스다운 인수를 마쳤는데, 당시 양사 밸류에이션은 3개월 평균 주가 대비 약 30~40% 수준의 프리미엄이 반영됐다.

다만 최근 들어 공개매수 프리미엄의 일관성이 약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장기 저평가가 이어지면서 상장 자체가 과거처럼 높은 프리미엄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사례가 늘었고,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도 "이 가격에서라도 정리하자"는 기류가 확산되며 매수자 쪽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강화됐다는 분석이다.시장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지 법무법인 스캐든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영국 공개매수 거래의 평균 프리미엄은 약 12.1%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평균치였던 약 28.2%와 비교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90일 기준 평균 프리미엄 역시 전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최근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과 JD닷컴은 전자제품 유통업체 커리스를 두고 종가 대비 10%대 후반의 프리미엄을 제시하며 공개매수 의사를 밝혔으나, 이사회가 기업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를 거절했다. 부동산 부문에서는 블랙스톤 컨소시엄이 상장 리츠 '웨어하우스 REIT'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된 주가에 10%대 초반의 제한적인 프리미엄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로열메일 모회사 IDS는 지난해 체코계 EP 그룹에 인수됐는데, 시장에서는 해당 거래 역시 장기 평균 주가 대비 10%대 후반 수준의 프리미엄에 그쳤다.

상대가치·환율 겹친 韓도 부각…英과 다른 국면

이러한 전략이 성과를 내면서 글로벌 PE의 시선은 영국을 넘어 아시아로 확장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이 새로운 투자 무대로 거론되는 모습이다. 미국에 상장된 동종 업종 기업과 비교할 때, 한국 상장사는 실적과 사업 구조가 유사함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멀티플이 적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여기에 최근 원화 가치 하락으로 달러 기준 기업가치가 낮아진 점도 해외 투자자에게는 매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한 뒤 비상장 체제에서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진행하고, 중장기적으로 재매각이나 재상장을 노리는 전략을 구사하기에 유리한 환경이 형성됐다는 평가다.


다만 한국 시장이 영국처럼 상장 프리미엄이 급격히 붕괴된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영국과 달리 여전히 증시 거래가 활발하고,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과 기업 인지도 제고 기능도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국에서는 공개매수 프리미엄이 예전처럼 일률적으로 형성되지 않으면서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상장사 인수를 현실적인 투자 전략으로 다시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증시 매력도가 낮아지고 원화 가치 하락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공개매수나 경영권 거래가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