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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 정부 월북 판단 번복 의문 들어”…‘서해 피격’ 무죄 판결문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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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 정부 월북 판단 번복 의문 들어”…‘서해 피격’ 무죄 판결문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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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서해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왼쪽부터),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 사진은 지난달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2020년 9월 서해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왼쪽부터),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 사진은 지난달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1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재판부가 윤석열 정부 출범 뒤 해경 및 국방부가 월북 판단을 번복한 경위에 의문점이 든다는 취지의 내용을 판결문에 담은 것으로 6일 알려졌다. 해경 등이 판단을 바꾼 배경에 당시 김태효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직접적으로 관여한 사실도 판결문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는 지난달 26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등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하면서 700쪽이 넘는 판결문에 윤석열 정부 출범 뒤 해경 등이 ‘월북 가능성 판단을 번복한 경위에 의문점이 있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이었던 고 이대준씨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9월22일 서해 소연평도 인근에서 배를 타고 어업지도를 하던 중 실종돼 장시간 표류하다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뒤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소각됐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해경은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발표했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6월 해경과 국방부는 ‘월북 의도를 인정할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급작스레 발표했다. 이후 감사원 감사·국정원 고발까지 이어지면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서해 피격 사건과 관련한 발언을 여러 차례 해왔다. 그는 대통령 후보 시절인 2022년 1월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씨 유족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받았다면서 “고인의 명예를 되찾아드리겠다”, “제대로 된 나라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적었고, 같은 달 31일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에서는 이씨 유족을 만나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정권 출범 직후엔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해경과 국방부의 월북 판단 번복 발표에 직접 개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국방부의 ‘서해 사건 관련 안보실 협의 결과’ 문건을 보면, 안보실은 2022년 6월10일 김태효 전 1차장 주관으로 해경과 국방부 실무자들을 불러 서해 사건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 해당 회의에선 같은 달 16일 안보실은 서해 유족 쪽이 제기한 정보공개청구소송에 대한 항소 취하 발표를 하고, 해경과 국방부는 공동으로 기존의 월북 판단을 뒤집고 ‘월북했다고 확신할 증거가 없다’는 취지로 발표하기로 결정됐다. 해경 등이 안보실 발표 사흘 전인 6월13일에 안보실에 보도자료를 보고하면 ‘김 전 차장이 대통령에게 보고드릴 예정’이라고 적힌 대목이 ‘안보실 협의 결과’ 문건에 나오기도 한다.



특히 김 전 1차장 주관 회의에서는 국방부 쪽은 ‘새로운 첩보가 없어 기존 보고서와 입장이 바뀐 게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으나, 김 전 1차장은 ‘국방부 입장이 약하다’고 발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월북 판단을 변경할 마땅한 증거도 없이 대통령 승인 아래 안보실이 조율하며 적극 개입에 나섰던 것이다.



또한 해경은 당시 미국과의 공조를 통한 수사가 가능했음에도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2022년 5월27일 미 국무부로부터 ‘필요한 자료가 있는지, 언제까지 필요하고 시급한 것인지 말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해경은 미국 쪽에 답신하지 않으면서 정작 6월16일 월북 판단을 번복했던 브리핑에선 “미국 공조 수사 내용이 5월27일 도착했고, 더 이상의 별다른 정보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필요한 자료를 말하라’는 미국 쪽 연락을 멀쩡히 두고도 “별다른 정보가 없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런 번복 발표 직후 감사원은 즉각 대대적인 감사에 착수했고, 국정원은 2022년 7월 박 전 원장 등이 ‘서해 사건 관련 첩보 보고서를 무단으로 삭제했다’며 대검찰청에 고발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발언부터 사정기관들이 동원됐던 일련의 사실관계를 판결문에 상세하게 기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일 고 이대준씨 및 유족 명예훼손 등과 관련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의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를 제기했다. 이들과 함께 재판을 받았던 박 전 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 비서실장에 대해선 항소하지 않으면서 무죄가 확정됐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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