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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이자 월 25만원 늘었어" 영끌족 발동동...금리동결인데, 왜?

머니투데이 김평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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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이자 월 25만원 늘었어" 영끌족 발동동...금리동결인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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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現환율 펀더멘털과 괴리…단호하고 일관된 정책 노력 지속"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7일 서울 남산에서 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최근 은행채 금리가 올라가면서 이를 반영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5년 고정금리(주기·혼합형)는 3.74~6.04%로 집계됐다. 6개월 변동금리는 3.77~5.97%로 나타났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이 6%를 넘어간 것은 지난 2023년 12월 이후 2년여 만이다. 2025.11.17.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7일 서울 남산에서 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최근 은행채 금리가 올라가면서 이를 반영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5년 고정금리(주기·혼합형)는 3.74~6.04%로 집계됐다. 6개월 변동금리는 3.77~5.97%로 나타났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이 6%를 넘어간 것은 지난 2023년 12월 이후 2년여 만이다. 2025.11.17.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 서울 외곽 전용면적 80㎡대 아파트에 거주하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이용중인 40대 직장인 정모씨는 최근 대출 이자 고지서를 보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씨의 주담대에는 3년 국고채 금리 3.01%에 가산금리 1.60%를 더한 연 4.61%가 적용됐다. 기준금리는 멈췄지만, 실제 적용 금리는 오히려 오른 셈이다. 정씨는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바로 반영되더니, 동결 이후에는 내려올 기미가 없다"며 "실거주자인데도 여전히 투자 수요 관리 대상처럼 취급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4년 8월 3.5%였던 기준금리가 네차례에 걸쳐 인하하며 지난해부터 2.5%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실수요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새해 들어 변동금리가 0.5%포인트(p) 안팎 오르며 월 상환액이 크게 늘었다는 호소가 잇따른다. 대출 제한폭인 6억원을 빌린 차주는 월 부담금이 25만원 커진 셈이다. 3년 국고채 금리가 1년 전에 비해 0.5%p 오른 게 새 대출금리의 기준이 됐다.

경기 남부에서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30대 맞벌이 부부 박모씨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변동금리로 주담대를 받은 뒤 최근 월 상환액이 매달 약 15만원 늘었다. 박씨는 "기준금리가 더 오르지 않았다는 뉴스에 안심했지만 실제로는 생활비를 줄여 이자를 메우고 있다"며 "아이 키우는 집에는 체감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기준금리와 체감금리가 엇갈리는 현상은 정책과 금융 구조가 맞물린 결과다. 변동형 주담대 상당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아니라 3년 국고채나 금융채 금리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기준금리가 동결돼도 장기물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대출금리는 내려가지 않는다. 여기에 미국 고금리 장기화, 물가 재상승 가능성, 재정 부담 우려 등이 장기금리 하락을 막는 요소로 작용한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도 결정적이다. 금융사들은 총량 규제를 의식해 가산금리를 쉽게 낮추지 않거나 우대금리 적용을 축소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도 체감금리가 늦게 움직이는 구조가 고착화된 셈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금은 금리를 공격적으로 내리기 어려운 국면"이라며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신호가 명확한 상황에서 금융사가 먼저 움직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도 "조달금리와 지급여력비율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대출금리를 빠르게 낮추면 건전성 부담이 커진다"고 밝혔다.

실수요자 보호 장치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아 불만이 따른다. 집값 급등기 투자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설계된 금융 규제가 장기간 적용되면서, 실거주자들이 고금리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변동금리 차주들은 금리 인상기에는 부담이 즉각 반영됐지만, 금리 안정기에는 혜택이 지연되는 비대칭 구조에 놓여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책금리, 시장금리, 대출금리 사이 괴리가 커지면서 실수요자의 체감 고통이 누적되고 있다"며 "가계부채 관리와 주거 안정은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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