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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트럼프 '특별 군사작전'의 그림자

머니투데이 김주동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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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트럼프 '특별 군사작전'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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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존 랫클리프(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미군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을 원격 영상으로 지켜보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 소셜 계정에 게시된 사진이다. 2026.01.03. /AFPBBNews=뉴스1

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존 랫클리프(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미군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을 원격 영상으로 지켜보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 소셜 계정에 게시된 사진이다. 2026.01.03. /AFPBBNews=뉴스1


지난해 6월21일(각 현지시간) 미군이 이란의 3개 핵 시설을 공격했다. 지하 깊숙이 있는 시설도 파괴할 수 있다는 벙커버스터가 동원됐다. 대화 가능성을 띄우다 갑자기 공습한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미드나잇 해머' 작전으로 이란의 핵 야망을 꺾었다고 자평했다.

미국 의회에선 승인 없이 대통령이 전쟁 행위를 해 위헌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다른 나라에 무력을 쓴 것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반면 백악관 측은 이란의 핵 위협이 임박해 예외적인 상황이었으며, 군 통수권자로서 대통령이 결단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란의 핵 개발 문제는 국제사회의 비판 대상인 게 사실이다. 미군은 짧은 시간에 성과를 내는 능력을 보여주며 특정 목표에만 집중했다는 나름의 명분을 쌓았다. 이틀 뒤인 23일, 충돌하던 이스라엘과 이란은 휴전을 선언했다. 미국이 일정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미국 상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적인 대이란 군사 행동 이전에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제출됐지만,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국제사회 비판도 시간이 지나며 줄어들었다.

작년 말 트럼프는 자신의 2기 임기 첫 해를 돌아보면서 "이란의 핵 위협을 끝냈다"고 자찬했다. 과정에서 문제점들이 불거졌지만 그는 자신의 힘을 최대한 썼으며 뒤탈을 크게 겪지 않았다.

이런 성공의 경험은 새해 들어 다음 행동으로 이어졌다. 주말이던 지난 3일 새벽 미군은 베네수엘라 수도로 침투해 대통령인 니콜라스 마두로와 그의 부인을 안가에서 체포해 압송했다. 2시간 반가량의 짧은 시간에 완성된 '단호한 결의' 작전이었다.


이번에도 의회 승인 없는 군사작전이 법을 어긴 것이라는 주장과 국제법을 위반한 행동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마두로가 기소된 '마약 테러범'이어서 법 집행을 한 것이며, 그가 부정선거로 자리에 오른 '불법 대통령'이기 때문에 체포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트럼프 1기 때인 2020년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밀매, 돈세탁 등 혐의로 기소했고 수배 대상에 올렸다. 또 2024년 베네수엘라 대선은 투명성이 떨어져 국제사회가 마두로의 당선에 의심을 갖고 있었다.

미국은 이번 공습 및 체포에서도 미군의 압도적 힘을 과시했을 뿐 아니라 나름의 논리로 논쟁을 피하려 한다.


미국의 군사작전에 대해서 프랑스(제롬 보나퐁 주유엔 대사)가 "분쟁의 평화적 해결 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반발한 쪽은 중국, 러시아 등 미국과 대립해온 나라들이다. 서방에서는 어떻게 튈지 모르는 트럼프에 대응하기 조심스러워 하고, '독재자' 마두로를 데려간 것을 환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번 일도 트럼프 대통령의 또 하나의 성공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더 나아가 3일 '돈로(도널드+먼로) 독트린'까지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1823년 제임스 먼로 당시 미국 대통령이 유럽을 향해 상대 대륙에 간섭하지 말자는 취지로 내세운 외교 원칙을 본인 방식으로 만들었다는 뉘앙스의 말이다. 중·러가 베네수엘라와 가까운 데 대해 경고한 셈이다.

거침없는 트럼프의 행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작용 점수'를 쌓고 있다. 임계점이 되면 눈에 띄는 반작용이 나올 수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부르는 러시아는 2024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수배 명단에 올린 데다, 대선을 미루고 있다는 이유로 젤렌스키의 권위를 부정해왔다. '마두로 축출' 사건을 어떻게 볼까. 5일 예루살렘 포스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 이란 정권을 뒤엎는 행동이 가능할지 짚어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문제를 '레드라인'으로 여기는 중국은 '돈로 독트린'을 자신에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다.

국익에 맞춰 신중히 계산된 대응이 필요하지만, 트럼프의 잇따른 '성공'을 국제사회가 가만히 보기만은 어려운 상황이다.

김주동 국제부장 news9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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