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L TV 캡처 |
“재능은 신이 준 것이고, 겸손해야 한다. 명성은 사람이 준 것이고, 감사해야 한다. 자만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니, 조심해야 한다.”
미국 농구 역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이자 NCAA(전미대학체육협회) 챔피언십 7연패 포함 10회 우승을 이끈 존 우든은 우승을 많이 한 감독이기 전에 스포츠를 통해 인간을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는가를 평생에 걸쳐 증명한 교육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성공의 피라미드’라는 농구 철학을 통해 근면, 열정, 팀워크, 성실함, 침착함이라는 5가지 덕목을 강조하며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태도이며, 그 꼭대기에는 자아실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철학은 미국 하버드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미국 장교 교육 과정에서 연구하기도 했다. 스포츠를 넘어 교육, 경영, 군 리더십 분야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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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보이는 당장의 승패보다 태도를 먼저 봤던 그의 철학은 남자프로농구(KBL)의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유효한 기준이 되고 있다. 최근 KBL 무대에서 외인들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SK 자밀 워니는 올스타 사전 콘텐츠 시작부터 동료와 한 발 떨어져 뒷짐을 지고 멀뚱히 서 있었으며, 포즈를 취해야 하는 미션에도 마지못해 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팬들은 ‘아프다고 빠지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다른 외인들과 비교된다’, ‘워니를 올스타에 추천한 분들에게 사과받고 싶다’ 등의 날선 반응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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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가스공사 닉 퍼킨스의 퇴출 사례에서도 태도 문제는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퍼킨스는 태업 논란 속에 팀을 떠났다. 구단은 퍼킨스가 출전을 거부하며 태업했다고 설명하고, 퍼킨스는 출전 거부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둘러싼 구단의 대처도 아쉽지만, 분명한 것은 그의 태도를 둘러싼 잡음이 단발성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반대로 전혀 다른 평가를 받는 외인도 있다. 정관장의 브라이스 워싱턴은 2옵션이다. 평균 출전 시간은 15분 남짓. 하지만 정관장 팬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퇴근길에 팬과 소통하는 모습이 SNS를 통해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대단한 플레이도, 과한 팬서비스도 아니었다. 짧은 농담을 통해 나누는 웃음, 이 작은 날갯짓에 팬들의 마음은 활짝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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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농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KBO리그에서도 외인 태도 논란은 반복돼왔다. 지난해 두산 외국인 투수 콜 어빈은 강판 상황에서 박정배 코치(현 KIA 코치)가 마운드를 찾자 박 코치와 포수 양의지를 어깨로 밀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실력도 증명하지 못한 어빈은 결국 재계약에 실패했다.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외인은 팀 전력의 핵심이자 기둥이다. 팬들에게 주목받는 시간도 절대적으로 많다. 팀과 함께하는 시간은 짧지만, 존재감은 가장 빠르게 각인된다. 그렇기에 실력만큼이나 태도가 중요하다. 단체 종목인 만큼 팀워크는 기본 전제다. 한 명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전술 수행을 넘어 팀 전체의 공기를 흔든다. 그 영향은 코트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켜보는 팬들 또한 이 분위기를 모르지 않는다.
외인에게 한국 리그는 잠시 머무는 무대일 수 있다. 성적에 따라 쉽게 교체되는 구조 역시 냉혹한 현실이다. 문화 차이와 언어 장벽, 적응의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돼야 한다. 구단의 지원과 배려 역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 모든 이해의 끝에는 프로로서 감당해야 할 태도의 책임이 남는다. 불성실함과 리그와 팬을 가볍게 여기는 시선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태도는 기록지에 남지 않는다. 그러나 팬의 기억에는 오래 남는다. “오늘 당신이 하는 행동과 태도는 내일의 당신이 된다”는 존 우든의 명언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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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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