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다이어섬에 서식하는 아프리카펭귄의 목에 플라스틱 고리가 걸려 있다.[다이어섬 보전 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저게 우리가 버린 쓰레기라고?”
새끼펭귄의 목을 옥죄고 있는 물체. 바로 여러 개의 음료 페트병을 한꺼번에 들기 위해 만들어진 플라스틱 고리다.
헤엄치다 버려진 플라스틱 고리가 목에 걸린 새끼펭귄. 몸이 커질수록 더 깊게 살갗을 파고드는 탓에 생명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다.
무심코 해변에 버린 쓰레기가 불러온 끔찍한 참사. 하지만 이같은 피해 또한 인간 때문에 겪는 고통의 일부분일 뿐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다이어섬에 서식하는 아프리카펭귄의 목에 플라스틱 고리가 걸려 있다.[PENGUINS INTERNATIONAL 홈페이지 갈무리] |
펭귄은 남극 및 남반구 생태계를 상징하는 동물 중 하나. 그러나 대부분의 종이 ‘멸종 위기’에 직면했다.
일부종의 경우 개체수가 최대 90% 이상 감소하며, 사실상 멸종 직전인 상황. 그 원인은 모두 ‘인간 활동’에서 비롯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산림어업환경부(DFFE)와 엑서터대학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아프리카펭귄의 개체수는 2004년 이후 약 95% 감소해, 사실상 야생에서 멸종이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펭귄.[다이어섬 보전 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
이들은 남아공 내 주요 서식지에서 약 6만2000마리의 아프리카 펭귄이 8년간 폐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수백만 마리에 달하던 개체 수는 1950년대 28만마리로, 최근 들어서는 2만마리 이하까지 줄었다.
국제 보전단체 등에서는 이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35년경에 야생 아프리카펭귄이 사실상 멸종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또한 최근 3세대 동안 80% 이상 개체수가 감소한 종으로 평가해, ‘위급(CR)’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아프리카펭귄.[게티이미지뱅크] |
펭귄 멸종의 주원인은 먹이 생태계 파괴.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 바닷물 염도 변화 등으로 인해 펭귄의 주식인 정어리가 사라진 것. 정어리는 약 14~18도 사이 까다로운 환경에서 서식한다. 바닷물 온도가 1~2도만 변화해도, 산란에 실패해 개체 수가 줄어들 수 있다.
인간들의 남획도 원인 중 하나다. 특히 정어리의 경우 수만마리를 한 번에 쓸어 담는 ‘선망어업’ 방식이 널리 사용된다. 그렇지 않아도 정어리가 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인간까지 펭귄 먹이를 뺏고 있는 셈.
아프리카펭귄과 정어리.[다디어섬 보전 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
연구팀은 “남아공 서부 연안의 정어리 자원량이 지속적으로 과거 최대 수준의 25% 이하에 머물면서, 아프리카펭귄에게 심각한 식량 부족이 발생했다”며 “먹이 공급이 붕괴한 이후 사실상 집단적으로 굶어 죽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이 펭귄 멸종에 미친 영향은 이뿐만 아니다. 무분별하게 버려진 해양쓰레기 또한 펭귄을 괴롭히는 요소 중 하나. 특히 펭귄은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이 경우 체내에 들어간 플라스틱은 소화관을 막거나 내장을 훼손한다. 쓰레기 얽힘 사고도 무시할 수 없다.
그물에 걸린 새끼 펭귄.[falklandsconservation 홈페이지 갈무리] |
남아공에서 아프리카펭귄 보전 활동을 펼치고 있는 다이아섬 보전 재단은 “만성적인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해 섬에 밀려온 플라스틱에 얽히거나, 바다에서 먹이를 찾다가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경우가 있다”며 “플라스틱 오염은 펭귄이나 새 등에게 끔찍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남아공 정부는 펭귄 주요 번식지 주변에서 상업적 선망어업 제한 구역을 설정하는 등 개체 수 보호를 위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환경단체와 협력해 굶주리거나 플라스틱 얽힘으로 인해 고통 받는 개체를 구조해, 자연 방사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펭귄 개체 수 보전을 위한 인공 둥지.[다이어섬 보전 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
한편 개체 수 감소가 우려되는 펭귄류는 아프리카펭귄뿐만 아니다. 남극 생태계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황제펭귄’ 또한 멸종 위기에 처한 상황. 특히 기온 상승으로 남극의 해빙이 사라지며, 이를 주요 서식지로 하는 황제펭귄의 생존율이 줄어들고 있다.
영국남극연구소(BAS) 연구팀이 남극 반도 일부 지역에서 황제펭귄 서식지 5곳을 관찰한 결과, 4곳에서 해빙이 사라져 약 1만마리의 새끼펭귄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황제펭귄.[게티이미지뱅크] |
이는 황제펭귄 서식지인 해빙이 사라졌기 때문. 통상 겨울인 5~6월에 태어나는 새끼펭귄들의 경우 깃털이 나기 전까지 수영할 수 없다. 이에 이듬해 1월까지는 단단한 해빙에서 생활한다. 문제는 기온 상승으로, 여름이 시작되는 12월부터 해빙이 모두 녹아내리고 있다는 것.
사정이 이렇다 보니, 향후 2100년까지 기온 상승으로 인해 황제펭귄 서식지의 90%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남극 주변 해빙은 매년 위성 관측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피터 프렛웰 남극연구소 박사는 “황제펭귄은 국지적 해빙 손실로 인한 번식 실패에 적응하기 위해 다음 해에는 보다 안정적인 대체 장소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도 “피난처가 지속되지 않는 한 서식지 파괴로 인한 멸종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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