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노래·연기 ‘3박자’ 완벽 조화
스타일 다른 ‘선배’ 배우들의 조언으로 해답 얻어
주 장르 ‘댄스’ 통해 다양한 해석으로 인물 완성
스타일 다른 ‘선배’ 배우들의 조언으로 해답 얻어
주 장르 ‘댄스’ 통해 다양한 해석으로 인물 완성
댄서 리헤이가 창작 뮤지컬 ‘시지프스’를 통해 ‘춤꾼’ 출신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사진 | 오차드뮤지컬컴퍼니 |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댄서 리헤이(본명 이혜인)이 아이키(본명 강혜인)에 이어 ‘춤꾼’ 출신 2호 뮤지컬 배우가 됐다. 댄스로는 세계를 제패했고, 여러 매체를 통해 노래 실력까지 증명한 그이기에, 뮤지컬 장르가 아주 낯선 분야는 아니다. 여기에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니, 까다롭기로 소문난 ‘뮤덕’들에게도 인정받는 ‘신인’으로 떠올랐다.
리헤이는 6일 서울 종로구 오차드연습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의 첫 번째 도전작인 창작 뮤지컬 ‘시지프스’의 캐릭터 완성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시지프스’는 공연계에서 자주 다루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 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스’와 연결한 작품이다. 익숙한 소재를 기반으로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어렵고 까다롭기로운 소재로도 유명하다.
그가 연기하는 ‘포엣’은 ‘시를 노래하는 자’로, 극중극 형식 속 뫼르소 엄마·여자친구와 레몽으로 등장한다. 폐허가 된 세상에 남겨진 ‘포엣’은 따뜻한 포옹을 전하고, 젠더 프리 연기로 남자의 옷을 입는다.
처음 뮤지컬 장르에 도전한 리헤이에게 자비롭지 못한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법. 자신의 삶을 작품에 녹인 연구와 통찰을 통해 그의 첫 캐릭터를 완성하고 있다.
인물의 해석에 있어 권태기도 겪었다. 하지만 배우인 ‘척’은 하고 싶지 않았다. 신인답게 ‘선배’ 배우들과 제작진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함께 탐구했다. 그 결과, ‘시지프스’ 역시 인생의 한 요소임을 깨달았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작품을 이해하니 대사·장면의 의미가 와닿기 시작했다.
리헤이의 첫 뮤지컬 도전작 ‘시지프스’가 오는 3월8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2관에서 공연된다. 사진 | 오차드뮤지컬컴퍼니 |
깨달음의 원천은 각자의 방식으로 조언과 응원해준 동료 배우들이었다. 임강성은 정답이 아닌 팁을 던져주는 따뜻한 조언자였다. ‘언노운’ 역 조환지는 마주할 때마다 ‘몸 잘 쓰는 배우’를 각인시켰다. 강하경은 추상적인 묘사를 부정하고 일상 대화법을 강조한 현실적 조언자로 나섰다. 함께 ‘포엣’ 역을 맡은 박선영과 윤지우는 하루도 빠짐없이 리헤이와 연습하면서 그를 살뜰하게 챙겼다.
리헤이는 “인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대사 하나하나에 마침표가 있었다. 그래서 진행이 계속 막혔다. 하지만 배우들의 도움으로 마침표가 아닌 쉼표라는 것을 알았다”라며 “정답보다는 자유로운 감성을 통해 숨 쉴 수 있는 ‘포엣’을 만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몸을 활용해 예술을 창조해낸 리헤이는 배우로서 단장하기 위해 가만히 서 있기부터 비워내는 법까지 연습했다. 리헤이는 “춤출 때 절대적으로 노래의 마디에 빈 곳을 만들면 안 된다. 하지만 뮤지컬은 가만히 서 있더라도 깔끔함과 에너지를 뿜어내야 한다. 이와 함께 한 곳만 바라보는 시선과 입 다물고 코로 숨 쉬는 법도 알아야 했다. 많은 이의 조언 덕분에 하나하나 만들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특히 남장한 ‘레몽’을 표현할 때 다양한 해석을 더했다. 리헤이는 “‘레몽’은 남성적이고 시크해 차갑게 보이지만, 나약함을 감추기 위해 자신을 보호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여자에게 ‘나쁜 남자’고, 총도 쏘지 못하면서 ‘척’하는 모습에서 티 내지 않으려는 순수함을 발견했다”라며 “댄서라는 직업을 활용해 똑같음보단 순간의 감정을 스타일링하고 발전시키려고 노력했다. 매회 상황에 따라 다른 감정을 잡는다면 관객들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열정을 드러냈다.
공연장을 찾은 이들이 자신의 진정성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리헤이는 “손끝 하나도 살아있다는 관람평을 들었을 때 작은 발전을 해냈다는 짜릿함을 느낀다”며 “뮤지컬에 진지하게 다가갈 생각이다. 부족하지만, 내 공연을 본 관객들이 리헤이라는 배우를 진실성 있게 뮤지컬을 사랑하는 배우로 기억해줬으면 한다. 이를 위해 뮤지컬 장르가 품은 예술에 진심으로 다가가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경사진 언덕에서 끊임없이 돌을 굴리며 희망의 내일을 꿈꾸는 ‘시지프스’는 오는 3월8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2관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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