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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간형 로봇’, 2028년 조지아 공장 취업한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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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간형 로봇’, 2028년 조지아 공장 취업한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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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다이나믹스 아야 더빈(Aya Durbin) 휴머노이드 응용전략 담당, 보스턴다이나믹스 잭 재코우스키(Zachary Jackowski) 아틀라스 개발 총괄이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을 소개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보스턴다이나믹스 아야 더빈(Aya Durbin) 휴머노이드 응용전략 담당, 보스턴다이나믹스 잭 재코우스키(Zachary Jackowski) 아틀라스 개발 총괄이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을 소개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무대 바닥에서 일어선 로봇이 뚜벅뚜벅 걷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봐왔던 로봇보다 훨씬 더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고개가 살짝씩 움직였고, 팔이 앞뒤로 흔들렸다. 사람과 꼭 닮은 모습이었다. 무대 앞으로 걸어 나온 로봇이 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자, 세계 각국에서 모인 800여명의 취재인은 일제히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는 이날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아틀라스’를 향한 취재 열기로 가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현대차 제공


아틀라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인간형 로봇)이다. 사람과 비슷한 형상이지만, 목·어깨·허리·손목 등 여러 관절을 360도로 돌릴 수 있게 만들어졌다. 공장과 산업 현장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부문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 설명을 들어보면, 아틀라스는 최대 50킬로그램(㎏)의 물건을 들고 옮길 수 있고, 2.3미터(m) 높이까지 손을 뻗을 수 있다. 스스로 충전소로 이동해 배터리를 교체하고 작업을 재개할 수도 있으며, 영하 20도에서 영상 40도의 환경에서도 완전한 성능을 발휘하는 내구성을 갖췄다.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시이에스(CES) 2026’ 하루 앞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개발한 로봇개(사족보행 로봇) ‘스팟’ 5대가 무대 위에 올라 춤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스팟은 지난해 미국 예능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 출연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이동’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인공지능(AI) 로보틱스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미디어데이 행사 주제도 “인공지능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였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생산 기업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이동시킬 것인가’에 집중했다면, 이번 시이에스에서는 발전한 이동 기술로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이런 진화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설명했던 인공지능 4단계(인식형→생성형→에이전트→피지컬) 가운데 마지막 단계인 피지컬 에이아이에 해당한다. 앞서 황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1월 열린 시이에스 2025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이 처리와 추론을 넘어 행동할 수 있는 피지컬 에이아이(AI)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향후 로보틱스 산업은 수십조달러대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아야 더빈(Aya Durbin·왼쪽) 휴머노이드 응용전략 담당, 보스턴다이나믹스 잭 재코우스키(Zachary Jackowski·오른쪽) 산업 현장에서 아틀라스 적용 경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보스턴다이나믹스 아야 더빈(Aya Durbin·왼쪽) 휴머노이드 응용전략 담당, 보스턴다이나믹스 잭 재코우스키(Zachary Jackowski·오른쪽) 산업 현장에서 아틀라스 적용 경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대의 로봇을 양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아틀라스를 대량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특히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부품 분류와 운반 작업같이 안전성과 효과가 명확히 검증된 공정에 우선 투입하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까지 작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다만, 이런 추진 일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당장 올해부터 산업 현장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테슬라의 옵티머스나 중국 로보틱스 기업에 견줘 늦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나믹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전 세계 고객들에게 수천대의 로봇을 판매해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결코 늦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엇보다 안전한 로봇을 만들어 공장에서 활용한 뒤 사람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또한 미래 인간형 로보틱스 개발을 위해 구글 딥마인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이날 밝혔다. 구글 딥마인드는 인공지능 분야 연구를 선도하는 조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제미나이 로보틱스’를 연구해왔다. 10년 전인 2016년엔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을 펼친 ‘알파고’의 개발 기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두 기업은 최첨단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로보틱스 연구를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기자들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기자들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피지컬 에이아이와 로보틱스 산업에선 기업 간의 협력이 관건이 된다. 다양한 기술 기업과 제조 기업이 협력해 최대한 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 엔비디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협력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이날 미디어데이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물음에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해 시장에 확신을 줄 내용을 조만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지컬 에이아이와 로보틱스가 화두인 이번 시이에스에서는 산업 현장과 일상에 투입되는 다양한 로봇들이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에이아이부문 최고 혁신상과 로봇공학 부문 혁신상을 받은 두산로보틱스의 스캔앤고가 소개될 예정이다. 스캔앤고는 로봇팔과 자율이동로봇(AMR)이 결합된 플랫폼에 물리정보 기반 인공지능과 첨단 3차원(3D) 시각을 적용해 항공기 동체, 건물 외벽 등의 표면을 스캔하고 여러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엘지(LG)전자는 가정용 로봇인 ‘엘지 클로이드’를 5일(현지시각) 사전 행사에서 선보였다. 스스로 빨래를 개거나 요리를 하고 가족 구성원과 소통하는 로봇이다.



‘농슬라’(농기계의 테슬라)로도 불리는 미국 농기계 기업 존 디어는 첨단 자동화 기술을 탑재한 콤바인과 자율주행 트랙터를, 싱가포르 프라이메크는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화장실 청소 로봇 ‘하이트론’을 선보일 예정이다.



라스베이거스/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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