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의 목표는 늘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이번에는 그 간절한 숙원을 풀기 위해 새로운 도박을 시작했다.
중국축구협회는 최근 공석이었던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과거 중국 축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미드필더 출신 샤오자이(46)를 공식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선임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장기적인 공모와 검증 과정의 결실이다.
중국 축구계는 그동안 추락하는 대표팀의 위상을 되살리기 위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역량 있는 지도자를 물색해왔다. 선정위원회는 단순한 전술적 지식뿐만 아니라 무너진 선수단의 기강을 잡고 소통할 수 있는 리더십,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 축구의 참담한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고 타개할 수 있는 적합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다.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거론된 후보는 화려했다. 한국 축구를 월드컵 16강으로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에서 기적을 쓰고 있는 신태용 감독, K리그의 명장 서정원 감독 등 ‘지한파’ 지도자들이 하마평에 올랐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난 세계적인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까지 후보군에 포함됐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중국축구협회의 의지는 강력했다.
그러나 중국의 최종 선택은 외부의 명성이 아닌 내부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었다. 샤오자이 신임 감독은 선수 시절 베이징 궈안의 간판스타이자 독일 분데스리가 1860 뮌헨, 에네르기 코트부스 등에서 활약하며 중국 선수로는 드물게 유럽 무대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인물이다.
다만 감독으로서의 경력은 일천하다. 지난해 7월 중국 슈퍼리그 칭다오 시하이안의 지휘봉을 잡은 것이 성인 1군 무대 지도 경력의 전부다. 경험 부족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협회가 그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은 현재 중국 축구에 강력한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26년 새해 벽두부터 중국 축구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샤오자이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포부를 밝혔다.
6일(한국시간) ‘시나스포츠’에 따르면,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개인적으로 무한한 영광이지만, 동시에 거대한 압박감이 짓누르는 자리”라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이어 “중국 축구가 오랫동안 갈망해온 월드컵 본선 진출을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드는 것이 나의 존재 이유이자 목표”라고 다짐했다.
현재 중국 축구가 마주한 현실은 그야말로 처참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개최국 한국과 일본이 예선에서 빠진 틈을 타 본선 무대를 밟은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영광이었다. 이후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매번 야심 차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과는 늘 조기 탈락이었다.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 본선 진출국을 48개국으로 대폭 확대하며 아시아에 배정된 티켓이 늘어났음에도, 중국은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조차 하위권을 전전하며 경쟁력을 상실한 모습을 보였다. ‘아시아 8.5장’이라는 기회조차 잡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한 상황이다.
중국 대표팀은 1월 1일 발표된 새해 첫 소집 명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항해를 알렸다. 대표팀은 4일부터 27일까지 광둥성 자오칭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오가는 전지훈련에 돌입해 조직력 다지기에 나선다.
그러나 샤오자이 감독의 첫걸음인 명단 발표를 두고 현지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개혁을 외쳤지만, 정작 내용은 보수적이라는 지적과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공존한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샤오자이 감독의 첫 대표팀 명단에는 무려 11명의 30세 이상 노장 선수가 포함되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매체는 “팬들은 대표팀이 감독 이름만 바뀌었을 뿐, 구성원은 그대로인 ‘새 술을 헌 부대에 담는’ 격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젊고 유망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기존 선수들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미래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샤오자이 감독은 패배 의식에 젖은 선수단을 이끌고 다시 한번 ‘월드컵’이라는 거대한 산에 도전한다. 젊은 사령탑의 패기와 금지된 인물까지 품은 파격이 과연 중국 축구의 고질적인 병폐를 치료하고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지, 아니면 또 허망한 희망 고문으로 끝날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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