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미·우호 정권 등장 땐 中 특혜 상실…CNPC·화웨이·ZTE 타격 예상
中 대응 주목…돈로주의 수용할까, 아니면 '美와 대립 감수' 고강도 대응할까
中 대응 주목…돈로주의 수용할까, 아니면 '美와 대립 감수' 고강도 대응할까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베네수엘라에 투자한 자산 수호와 회수를 두고 속앓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지시에 따른 미군의 전격적인 공격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압송으로 베네수엘라 정치·경제·안보 지형이 급변하면서 사실상 최대 투자국인 중국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게 됐기 때문이다.
600억달러에 달하는 빚을 베네수엘라산 원유로 대신 받아온 중국은 최대 원유 수입국이면서 베네수엘라 에너지와 통신 사업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급변 사태 속에서 기득권 수호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지시에 따른 미군의 전격적인 공격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압송으로 베네수엘라 정치·경제·안보 지형이 급변하면서 사실상 최대 투자국인 중국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게 됐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마라카이보 호수 위 유조선 |
600억달러에 달하는 빚을 베네수엘라산 원유로 대신 받아온 중국은 최대 원유 수입국이면서 베네수엘라 에너지와 통신 사업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급변 사태 속에서 기득권 수호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로선 베네수엘라 향후 정세에 대한 예견은 쉽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주둔을 강조하면서 석유산업 재편을 예고한 점에 비춰볼 때 적어도 현지에 친미 또는 대미 우호 정권이 들어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이번 조치로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중국의 투자 미래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중국의 지역 전략에도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는 물론 여타 중남미 국가들에도 미국의 지배력을 확장하려는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기존 중남미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이미 투자된 베네수엘라 에너지·통신 자산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SCMP에 따르면 대표적 자산은 국유기업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유한공사(CNPC)가 2008년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와 합작·설립한 페트로시노벤사다. 이 합작기업이 생산한 초중질유가 중국으로 보내진다.
중국은 수십년간 베네수엘라에 빌려준 600억달러를 베네수엘라산 초중질유로 상환받아왔다. 생산량의 80%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질유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는 초중질유는 정유가 까다롭지만, 그에 특화한 정유 설비를 갖춘 중국은 그동안 싼값에 수입하는 특혜를 누려왔다.
중국 민간기업인 콩코드 리소스(CCRC)는 작년부터 베네수엘라에서 유전 2곳의 개발작업에 착수했다. 2026년 말까지 하루 6만배럴의 원유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 원유 매장량은 3천억 배럴 이상으로 세계 1위이지만, 미국의 제재와 자국 내 석유 산업 기반 와해로 현재로선 생산량이 하루 100만 배럴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미국에 우호적인 세력의 집권을 통한 정세 안정과 미국 석유 메이저들의 재진출로 베네수엘라 '석유 부흥'이 이뤄질 것이고, 그걸 기회로 미국도 이득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중국행도 용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동안 중국이 누려온 특혜를 보장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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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2004년 베네수엘라 정부와 2억5천만달러 규모의 광섬유 인프라 개선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지금까지도 베네수엘라의 4G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
통신장비 및 스마트폰 기업인 ZTE는 베네수엘라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가보조금 및 사회 복지 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는 국가신분증 시스템인 홈랜드 카드 개발에 중추 역할을 해왔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 이후 현지의 중국 자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향후 베네수엘라 당국이 중국의 에너지·통신 자산을 강제로 국유화 또는 몰수 조처를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적어도 마두로 정권 당시 체결된 중국과의 계약을 재검토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중국 인민대 중남미연구센터의 추이서우쥔 소장은 "베네수엘라가 중국과 합작·설립한 페트로시노벤사를 위헌적 대상으로 몰 수 있다"면서 "이를 빌미로 중국 기업에 대한 우대조건이 철회되거나 중국 지분이 희석될 수 있으며, 그 자리에 미국의 석유 메이저가 들어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신 보도를 보면 실제 지난 4일 페트로시노벤사 등이 PDVSA로부터 원유 생산 감축을 요구받았다.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쉬톈천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통신 분야가 더 취약하다"면서 "화웨이·ZTE 등 중국 기업의 투자가 국가안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차후 베네수엘라 정권이 중국산 핵심 통신 장비의 해체 또는 사용 금지를 명령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이 향후 어떻게 대응할지에 초점이 모인다.
외교가에선 중국이 미군의 공격을 규탄하면서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지만,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외교적 항의 이외에 다른 조처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크라이나전을 치르는 러시아와 대만 문제를 가진 중국이 19세기 미 고립주의를 주창했던 먼로주의에 더해 미국이 중남미에 대한 우선권을 가져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돈로주의(Don-Roe Doctrine)'를 인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중남미에 대한 미국의 안보 패권에 도전하지 않으면서도 차관 제공, 에너지·인프라 프로젝트에 치중한 중남미 접근을 해온 중국으로선 저강도 대응을 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고 중국이 베네수엘라 에너지·통신 자산 보호를 위한 고강도 대응에 나선다면 미국과 더 심각한 대립을 초대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신년사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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