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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학생 급감에도 사교육비 급증, 해법 찾기 지혜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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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학생 급감에도 사교육비 급증, 해법 찾기 지혜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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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으로 학생 수가 급감하는데 사교육비는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에 사교육비 총액이 29조 1919억원으로 10년 전인 2014년의 18조 2297억원에 비해 6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21.2%의 2.8배다. 10년 사이 초중고 학생 수는 638만 2000명에서 524만 8000명으로 113만 4000명(17.8%) 감소했다. 그러니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그사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 2000원에서 2배가량인 47만 4000원으로 늘었다.

사교육비 급증은 공교육의 실패를 보여주는 동시에 사회·경제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 현상으로 지적된다. 학부모들의 공교육 불신이 학원 등 사교육 의존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른 부담은 가정 경제에도 큰 짐이 된다. 학부모 간 경제력 차이에 따른 사교육 기회 차이가 사회적 지위 차이를 세습화할 수 있다. 사교육비 부담이 주거비 부담과 함께 결혼과 출산 기피의 양대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헤크먼 시카고대 교수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학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한국의 경쟁 교육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경쟁에서 밀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사교육을 전부 싸잡아 악마화할 필요는 없다. 학생들은 개성과 적성, 학업 능력 등에서 천차만별인데 집단적으로 이뤄지는 공교육만 옳다고 할 순 없다. 공교육으로 충족시킬 수 없는 개별 학생의 교육 수요엔 사교육이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교육은 공교육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불필요한 게 대부분이다. 초등학교나 유아 단계부터 선행 학습을 위해 사교육에 매달릴 정도로 과열된 사교육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사교육 열기는 단편적 억제 정책으로 가라앉힐 수 없다. 대학입시 제도를 암기 위주 선행 학습이 먹히지 않도록 바꿔야 한다. 초중고 교육을 학생 맞춤형으로 내실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를 포함한 교육 전반의 환골탈태 없이는 입시 공포를 연료로 한 사교육 열기가 계속되면서 한국 사회와 경제의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