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 아제모을루 교수
아론 아제모을루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가 4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2026 연례회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심재현 특파원 |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다론 아제모을루 MIT(매사추세츠공과대) 교수(사진)가 4일(현지시간) 12·3 비상계엄 과정에서 한국이 보여준 모습은 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수요를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이날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2026 전미경제학회 연례회의' 강연에서 "한국에서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움직인 것은 민주주의가 단지 서구의 규범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실제로 요구되는 가치라는 증거"라며 이같이 밝혔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민주주의를 이해관계자 사이의 자원배분 협상이라는 경제학 틀로 분석, 국가간 경제발전의 차이가 발생한 요인을 연구한 공로로 202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한국의 군사정권 시절이나 현재 중국처럼 권위주의가 경제성장에 효율적이라고 흔히 생각할 수 있지만 민주주의가 권위주의보다 경제성장을 비롯해 교육, 건강 등에 더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게 통계적으로 증명된다는 것이 아제모을루 교수의 연구결과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도 "한국이 군사정권 시절 산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1980년대 후반 민주화 이후 경제성장의 성과가 더 크다"며 "군사정권 통치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한 후 1인당 GDP(국내총생산)뿐 아니라 유아사망률, 교육 등과 같은 다른 지표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전세계적으로는 지난 20~25년간 민주주의가 거의 모든 곳에서 쇠퇴하거나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반민주주의적인 포퓰리즘 정권이 전세계적으로 늘고 있고 이런 현상이 신흥국뿐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제성장과 부의 분배, 고품질의 공공서비스를 실현하지 못한 곳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철회가 잇따른다고 설명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이날 강연 직후 한국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정치상황이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미국의 민주주의가 상당히 악화하고 있다"며 "미국의 민주주의 악화는 국내 정책뿐 아니라 외교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필라델피아(미국)=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