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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쿠팡 틈새 파고드는 토종 e커머스, 대형마트 규제 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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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쿠팡 틈새 파고드는 토종 e커머스, 대형마트 규제 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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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이른바 ‘탈쿠팡’ 흐름을 흡수하려는 토종 e커머스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4주 차 쿠팡의 주간활성이용자(WAU)는 2771만 6855명으로 1위를 유지했지만 전월 대비 5.8% 감소했다. 같은 기간 2·3위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도 각각 16.8%, 3.0% 줄었다. 반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와 11번가는 각각 10.4%, 1.6% 증가했다. 쿠팡 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미세하지만 의미 있는 이동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토종 e커머스 기업들은 그동안 쿠팡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자체 풀필먼트(물류 일괄 대행) 경쟁력에 밀려 속수무책이었다.

토종 e커머스의 선전으로 가격 경쟁력과 배송 편의성을 내세운 쿠팡의 독주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네이버가 ‘컬러N마트’를, SSG닷컴이 ‘바로퀵’ 서비스를 내세워 물류 경쟁력 강화에 나섰지만 쿠팡 독점의 기형적 유통 시스템을 바로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최근 일부 이용자 이탈이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을 회복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는 만큼 차제에 유통산업 전반에 대한 재점검과 역차별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

우리 유통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포퓰리즘적 규제가 쿠팡의 독점 구조를 키웠다는 점이다. 2012년 여야 합의로 만든 유통산업발전법은 재래시장 보호를 명분으로 대형마트의 영업을 묶었지만 소비자들은 재래시장이 아니라 e커머스로 향했다. 역차별 규제는 대형마트의 생존을 위협해 지난해 11월 대형마트 상품 판매는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마트 노조까지 “휴식보다 생존이 먼저”라고 외치는 현실이다.

그런데도 국회는 지난해 11월 대형마트 규제를 4년 더 연장했다. 정책 실패로 인한 역차별의 폐해를 뻔히 보고도 표 계산에 매몰돼 규제 완화 책무를 방기한 셈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의 안이한 대응 역시 규제 만능주의가 빚어낸 구조적 산물이다. 이제라도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야 시장 경쟁 질서를 복원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힐 수 있다. 재래시장과 대형마트·e커머스가 각자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공존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유통 개혁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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