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 대행' 로드리게스 부통령
마두로 시절 요직 거치며 승승장구했지만
고가 옷 착용 등 재력 과시···부정선거 연루 비판도
권력 공고화하면서 트럼프에 협조도··· '외줄타기' 과제
마두로 시절 요직 거치며 승승장구했지만
고가 옷 착용 등 재력 과시···부정선거 연루 비판도
권력 공고화하면서 트럼프에 협조도··· '외줄타기' 과제
한 순간에 ‘권력 진공’ 상태가 된 베네수엘라의 국정을 맡은 델시 로드리게스(56) 부통령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이른바 ‘혁명가 집안’ 출신의 정치인이다. 좌익 게릴라 지도자였던 부친 호르헤 안토니오 로드리게스는 1976년 미국인 사업가 납치 사건으로 체포된 이후 구금 도중 사망했다. 당시 7세에 불과했던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혁명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라는 서슬 퍼런 말을 남기기도 했다.
혁명가를 자처했던 우고 차베스 정권 시절 정계에 입문한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마두로 정권에서 정보통신부와 외무부, 재무부에서 장관직을 거친 후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 산업을 관장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재력을 과시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로이터는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공개 석상에 나설 때 고급 브랜드 옷을 자주 착용하고, 가족과 탁구 경기에 참가하는 모습을 소셜네트워크(SNS)에 게재한다고 전했다. ‘게릴라의 딸’이지만 그녀는 노동법 전문 변호사 출신으로 프랑스와 영국에서 9년 간 유학을 하기도 했다. WSJ는 “극심한 민생고에 시달리고 있는 서민의 삶과 동떨어진 모습에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정치적 술수가 뛰어난 데다가 냉혹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권 인사들은 그가 마두로 반대 세력을 색출하고, 친오빠인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과는 지난해 대선 당시 발생한 부정선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베네수엘라의 진성 ‘기득권층’인 로드리게스 부통령 앞에는 험난한 과제가 놓여 있다. 자신의 기득권은 유지하면서 베네수엘라의 국가 혼란을 막는 동시에, 여차하면 ‘추가 공격’을 위협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협조 요구에도 응해야 하는 ‘외줄타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로드리게스는 자신의 권력을 공고화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를 달래야 하는 난감한 시험대 위에 올랐다”고 논평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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