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라 재건", 루비오 "방향 제시" 발언 엇갈려
정치 혼란 속 트럼프 참모 역할도 불분명…강경파 밀러 부상
정치 혼란 속 트럼프 참모 역할도 불분명…강경파 밀러 부상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대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축출 이후 당분간 베네수엘라를 미국이 '운영'(run)하겠다고 선언했으나 그 방식 등 뚜렷한 그림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베네수엘라의 복잡한 정치·외교 상황을 언급하며 미국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베네수엘라를 관리할지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라고 4일(현지시간) 전했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서는 마두로 대통령 측근들이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으며, 일부 인사는 미국의 제국주의를 규탄하고 있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야권 지도자들은 사실상 망명 상태에 놓였고,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노골적으로 밀려났다.
우선 미국 안에서부터 혼선된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베네수엘라 운영 방식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의 발언부터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을 총괄하는 루비오 장관은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과도기에 베네수엘라를 직접 통치할 가능성을 밝힌 것과 관련해 "(그 나라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에 관한 정책을 운용하는 것이다. 베네수엘라가 특정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석유를 정상화하고, 나라를 재건하고, 국가를 되살린 뒤 선거를 치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는 핵심 참모들로 구성된 실무 그룹이 베네수엘라의 미래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지만, 그 역할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고 WP는 평가했다.
루비오 장관의 경우 국가안보보좌관도 겸임하는 방대한 업무 범위를 고려하면 일상적인 정책 집행까지 챙기기는 어렵다고 여러 미 당국자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이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참모진을 축소하는 등 미국의 외교 정책 인프라 상당 부분을 해체하고, 소수의 신뢰하는 인사에게 사안을 맡기고 있다.
백악관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에게 베네수엘라의 '포스트 마두로' 상황을 감독하는 더 큰 역할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국경 정책 설계자로, 이번 마두로 축출 작전에서도 핵심 역할을 한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이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포함한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과 협조하고 있다면서도, 베네수엘라가 "처신을 잘하지 않으면 우리는 2차 공습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현재 베네수엘라에 주둔 중인 미군은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2차 공격에 대비해 대규모 미군 전력이 카리브해에 배치돼 대기 중이다.
다만 이번에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 부부만 체포하고 베네수엘라 정부를 대부분 그대로 둔 것은, 당분간 지속적인 군 주둔 필요성과 관련 법적 문제를 피하려는 선택으로 보인다고 WP는 해석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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