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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두로 축출] 마두로 떠났지만 '베네수엘라의 봄' 멀었다

연합뉴스 신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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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두로 축출] 마두로 떠났지만 '베네수엘라의 봄'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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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루비오, 미국 안정에 방점 찍고 '빠른 민주화' 선긋기
독재정권 실세들 건재…"마차도, 체념 속 정권이양 기다릴 뿐"
4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마두로 대통령 석방 촉구 집회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4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마두로 대통령 석방 촉구 집회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면서 베네수엘라 민주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주도권을 쥔 미국이 '즉각적 민주화'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고, 독재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마두로 축출 후에도 여전히 권력을 유지하고 있어 베네수엘라의 앞길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민주주의가 빨리 회복할 가능성을 비관한다는 현지 인식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체포 이유로 마약 밀매, 범죄조직의 미국 유입, 미국 석유기업 자산 국유화 등을 언급했다.

하지만 민주주의 회복이나 선거 문제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고, 대신 '안전하고 적절하며 현명한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마두로의 최측근이자 강경 사회주의자인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협력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노벨평화상을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그녀가 지도자가 되기는 매우 어렵다. 국내에서 지지나 존경이 없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4일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조기 민주화 기대는 비현실적이라면서 선을 그었다.

그는 "차비스모(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이름에서 따온 좌파 포퓰리즘 성향 정치 이념)가 15~16년간 지속됐는데 마두로가 체포된 지 24시간도 안 된 지금 '왜 내일 선거가 예정돼 있지 않느냐'고 묻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당면 목표로 마약 밀매 차단, 갱단 유입 중단 등을 거론하면서, 석유 수출 봉쇄와 추가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지렛대로 베네수엘라 정부의 행동 변화를 압박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고위 외교관이었던 래리 검비너는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보다 '안정'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의지와 별개로 베네수엘라 내부 사정도 복잡하다.


베네수엘라 군과 민병대는 여전히 마두로 정권에 충성하고 있고, 군이 이득을 취해 온 부패 구조도 여전히 남아있다.

미국이 훨씬 더 큰 규모의 군사작전을 벌이지 않는 한 베네수엘라 군의 협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세 강경파인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장관과 디오스다도 카벨로 내무장관 역시 미국의 형사 기소 대상이어서 미국과의 타협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대통령 궐위 시 30일 내 선거를 규정하고 있지만, 친정권 성향의 대법원은 '비상 상황'을 이유로 선거 일정을 정하지 않은 상태다.

대통령 권한대행에 오른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야망'에 맞서 주권과 석유를 지키겠다는 강경 메시지를 내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권에서는 미국과 서방이 야당의 승리를 인정했던 2024년 대선 결과를 무시한 채 미국이 마두로 정권에 충성하는 인사들에게 통치를 맡긴 것을 비판하고 있다.

야권 지도자 마차도는 침묵을 지키고 있으며 현재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도 전해지지 않고 있다.

주변 인사들은 마차도가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국무장관을 믿고 끝내 정권 이양이 이루어지길 기다리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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