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지분변동 공시 기업/그래픽=임종철 |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주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 속 대형 반도체 기업부터 중소형반도체주까지 가리지 않고 지분을 늘리며 선제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5일 DART(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은 지난해 하반기 지분 변동 사항을 공시했다. 이 기간 국민연금은 105개 기업 지분이 변동했는데, 반도체주를 중점 매수했다.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보유한 SK스퀘어 지분을 7.67%에서 8.8%로 1.13%포인트 늘렸다. 삼성전기(1.01%포인트), LG이노텍(1.03%포인트), ISC(1.01%포인트), 테스(2.32%포인트), RFHIC(1.01%포인트), 피에스케이(1.06%포인트) 등도 지분을 늘렸다.
하나머티리얼즈, 코리아써키트, 케이씨, 테크윙, 브이엠, 두산테스나도 직전 보고서에서는 보유 지분이 5% 미만이어서 공시 의무가 없었지만 지난해 4분기 중 한때 보유 지분이 5%를 넘기며 이번 공시 대상에 포함됐다.
반도체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도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분석이 업계 전반에서 나온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DRAM(디램) 수요 증가율은 18.6%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빅테크 CAPEX(설비투자) 증가율이 전년대비 76%까지 상향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서버 출하량 증가율은 10%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반도체 주가는 거시요인보다 업황과 기업 자체 경쟁력 요인이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글로벌 유동성 증감률이 하락하더라도 반도체 주가 조정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이 SK스퀘어에 대한 관심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 상승장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과 범용 메모리 모두에서 SK하이닉스가 업황을 주도하고 있어 기관투자자들이 수혜를 온전히 누리고자 SK하이닉스뿐 아니라 SK스퀘어에도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외국인투자자와 개인투자자는 SK스퀘어를 1230억원, 303억원 순매도했지만 기관투자자는 1618억원 순매수했다.
국민연금은 자동차 부품주도 순매수에 나섰다. HL만도 지분은 10.69%에서 13.05%로 2.36%포인트 늘었고 현대위아도 7.19%에서 9.36%로 2.17%포인트 늘었다. 한온시스템도 5%에서 5.3%로 소폭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HL만도와 현대위아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다올증권은 지난달 HL만도가 현대차와 기아 수출 확대 효과와 로봇 사업 진출 기대감이 있다며 목표주가를 6만30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높였다. 대신증권은 현대위아가 멕시코 공장 가동률이 지난해 50% 수준에서 올해 75%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목표주가를 6만6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올렸다.
국민연금은 같은 기간 화장품주, 풍력주 비중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비중을 줄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미국과 중국 지역에서 수익성이 둔화해 향후 실적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키움증권은 한국콜마가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중국법인은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미국법인은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주가는 11만원에서 9만원으로 낮췄다. NH투자증권은 코스맥스가 올해 4분기 영업이익 405억원으로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목표주가를 24만원에서 23만원으로 낮췄다.
풍력주는 정책 불확실성 속 투심이 악화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건설 중인 모든 대형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대한 연방 임대권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국민연금이 비중을 줄인 SK오션플랜트, 씨에스윈드 기업분석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이후 발간되지 않고 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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