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약금 면제' 보조금 대란
SKT·LGU+ 공격적 마케팅…공짜폰·차비까지
KT 이탈 5만명 돌파…번호이동 시장 '보조금 전쟁'
강변 테크노마트. /사진=김승한 기자 |
KT가 최근 해킹 사태에 대한 보상으로 '위약금 면제' 카드를 꺼내자, 이동통신 3사 간 보조금 경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특히 번호이동 고객을 중심으로 '공짜폰'과 고액 지원금이 등장하면서, 휴대폰 유통 시장에는 '보조금 대란'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지난 주말(3~4일) 서울 내 일명 '성지'로 불리는 휴대폰 판매점에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 시 최대 70만원대의 추가지원금이 제공됐다. KT에서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되자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고객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LG유플러스에서 나왔다. 서울의 한 판매점에서는 '아이폰17' 256GB 모델이 번호이동 조건으로 실구매가 0원에 판매됐다. 출고가가 128만7000원인 이 제품의 공시지원금은 55만원인데 73만7000원의 추가지원금이 붙은 셈이다. 다만 해당 조건을 적용받기 위해선 10만원 이상의 요금제를 6개월 유지하고, 이후 18개월간은 4만원 이상 요금제를 써야 한다.
이 같은 보조금 확대는 KT의 위약금 면제가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본격화됐다. 전날인 30일까지 동일 조건에서 아이폰17 256GB 모델의 실구매가는 14만원 수준이었지만, 하루 만에 공짜폰으로 전환됐다. 14만원도 저렴한 가격이지만, 하루 만에 가격 부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같은 조건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S25' 256GB 모델(115만5000원)은 기기값 0원에 더해 일종의 '차비'(페이백) 20만원까지 지원됐다. '차비'는 할부원금 0원으로 개통한 후 고객이 현금으로 돌려받는 금액을 말한다. 이는 통신사에서 대리점·판매점에 제공한 장려금 일부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공식적으로는 불법보조금에 해당한다.
'갤럭시Z플립7' 역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번호이동 시 실구매가 0원에 판매됐다. 경쟁사들의 이 같은 공격적 마케팅에 KT 역시 보조금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까지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이다. 같은 제품을 KT로 번호이동할 경우 실구매가는 29만원이다. 이 외에도 '갤럭시S25 엣지'는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 시 0원에 판매된다.
한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KT의 위약금 면제 여파로 해지 물량이 쏟아지면서, 이를 잡기 위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며 "보조금 규모도 매일 바뀔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가입자 이탈 흐름은 수치로 확인된다. KT가 위약금 면제를 시작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나흘간 KT에서 이탈한 고객 수는 5만266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SK텔레콤보다 많은 수치다. SK텔레콤은 위약금 면제 발표 직후인 지난해 7월 5일부터 나흘간 4만1858명이 이탈했다.
당시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SK텔레콤 점유율은 사상 첫 40% 아래로 떨어졌다. 이렇게 되면 KT 역시 유사한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KT의 휴대폰 가입 회선 수는 전월 대비 1만3640개 감소한 1368만3439개다. 점유율은 전월 대비 0.02%포인트 감소한 23.74%를 기록했다.
한편 KT는 이달 13일까지 해지하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을 전액 면제하며, 지난해 9월 1일부터 12월 30일 사이 이미 해지한 고객에게도 소급 적용한다. 환급 신청은 이달 14일부터 31일까지 KT 홈페이지, 고객센터, 전국 매장에서 가능하다. 대상 여부 및 예상 위약금 조회는 31일부터 전용 페이지와 문자 안내로 제공될 예정이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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