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 총수들의 주식재산이 큰 폭으로 불어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평가액이 13조원 이상 늘어나며 증가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반등과 핵심 계열사 주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주요 총수들의 주식 부가 전반적으로 확대된 모습이다.
5일 기업분석 전문기관 한국CXO연구소가 지난해 1월 2일과 올해 1월 2일을 기준으로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추이’를 조사한 결과, 국내 주요 45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1년 사이 35조4587억원(61.3%) 증가했다. 전체 평가액은 지난해 초 57조8801억원에서 올해 초 93조3388억원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92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올해 초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이상인 총수 45명이다. 이 가운데 41명(91.1%)의 주식평가액이 최근 1년 사이 증가해, 대부분 총수가 주가 상승의 수혜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이재용 회장의 주식평가액 증가는 단연 두드러졌다.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지난해 초 11조9099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0월 20조원을 넘어선 뒤 올해 초에는 25조8766억원으로 평가됐다. 1년 새 증가액만 13조9000억원을 웃돈다.
계열사별로 보면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 세 곳에서 모두 주식가치가 1조원 이상 늘었다. 특히 삼성전자 주식 가치는 5조2019억원에서 12조5177억원으로 1년 새 7조3158억원 이상 급증했다. 삼성물산 주식평가액 역시 4조원 넘게 불었는데, 모친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삼성물산 주식(180만8577주)이 포함된 영향도 작용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삼성전자 주가가 17만~18만원대에 도달할 경우 이 회장의 주식가치가 3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며 “국내에서도 30조원대 주식 갑부가 등장할 수 있을지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 회장 다음으로 주식평가액 증가 폭이 컸던 총수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었다. 서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지난해 초 10조4308억원에서 올해 초 13조6914억원으로 3조2606억원가량 늘었다.
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정몽준 HD현대 최대주주 겸 아산재단 이사장도 최근 1년 사이 주식재산이 2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도 같은 기간 주식평가액이 1조원 이상 늘었다.
한편 증가율 기준으로는 이용한 원익 회장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지난해 초 1297억원에서 올해 초 7832억원으로 503.7% 급증했다. 원익홀딩스·원익QnC·원익큐브 등 3개 종목을 보유한 가운데, 원익홀딩스 주가가 지난해 초 2810원에서 올해 초 4만7650원으로 1년 새 1595.7% 급등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됐다.
최근 1년간 국내 증시 반등과 일부 종목의 급등이 맞물리며, 대기업 총수들의 주식 부가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주가 흐름에 따라 총수 개인 자산의 격차와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인애 기자 l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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