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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붉은 말의 해, 증시

머니투데이 김세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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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붉은 말의 해, 증시

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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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4214.17) 보다 10.36p(0.25%) 오른 4224.53에 개장한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 되고 있다. /사진=김혜진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4214.17) 보다 10.36p(0.25%) 오른 4224.53에 개장한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 되고 있다. /사진=김혜진


지난해 대통령선거(대선) 전 이야기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시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선 후보 자격으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거래소)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 뿐만 아니라 민주당 주요인사들이 함께 거래소를 찾았다. 대부분 민주당 상징인 파란색 계열 넥타이를 맸다.

손님을 맞으러 나온 거래소 이사장의 넥타이는 붉은색 계열이었다. 붉은색은 민주당의 카운터파트인 국민의힘을 상징하기도 한다. 연일 대선 후보 간 공방이 치열하던 때다. 정치적으로 해석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가 들었다. 주변 거래소 관계자에게 이런 생각을 전했다.

그러자 "거래소 이사장이니, 상승장을 나타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돌아왔다. 곧바로 수긍했다.

국내시장에서는 붉은색이 상승장을 나타낸다. 푸른색은 반대로 하락을 표시한다. 미국 등 서양권과 반대다. 미국은 푸른색 계열이 상승, 붉으면 장 하락이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는지는 정설이 없다. 다만 일본과 중국 등 동양권이 모두 동일하게 주식시장에서 상승은 붉은색, 하락은 푸른색으로 표시한다. 그래서 붉은색을 상서롭게 여기는 동양의 전통적인 사상이 반영됐을 수 있다는 설이 있다.

다른 설명은 일본에서 비롯됐다는 설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적 주식시장을 연 일본이 국기의 핵심 색인 빨간색을 하락의 의미로 쓰기 어렵다고 판단해 서양과 반대 표기 방식을 택했고,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서양식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가끔 고개를 들지만 깊은 논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수십년간 굳어진 시장 상징체계를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26년은 붉은 말의 해다. 어느 분야보다 붉은색을 선호하는 주식시장에서 붉은 말의 해를 받아들이는 의미는 남다르다. 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말의 이미지 역시 주식시장과 잘 어울린다.

정부와 증권업계는 올해 코스피 지수가 5000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올해 주식시장 개장일인 지난 2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기운 좋게 출발했다. 코스피는 사상처음으로 장중 4300을 돌파했고, 코스닥은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붉은 말의 기운을 받은 듯한 새해 첫 거래일이었다.


상승에 대한 기대만큼 시장에 주어진 과제와 불확실성을 붉은 말의 기백으로 극복하는 모습도 필요하다. 여전히 자본시장 신뢰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상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우리 중견·중소기업들의 체질을 개선시킬 수 있을지도 시험대에 오른다. 금리와 환율 급변, 전쟁 위협 등 글로벌 리스크도 여전하다.

말을 잘 타려면 기수가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상승장이 지속될지 여부도 국내외 변수 앞에서 얼마나 균형을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붉은 말의 해, 우리 시장이 어디까지 균형을 잡고 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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