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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54년만에 유인 달 시범비행… 中, 지구 맨틀 11㎞ 굴착 도전

동아일보 조가현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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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54년만에 유인 달 시범비행… 中, 지구 맨틀 11㎞ 굴착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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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주목할 만한 과학계 이슈

천문연 개발한 큐브위성 우주 발사… ETRI, 차세대 6G 기지국 기술 검증

혈액 속 암 감지 ‘갤러리’ 임상 발표

中, 달 남극에 창어 7호 착륙 계획
칠레 엘사우세 천문대에 설치된 ‘K-드리프트’ 망원경 시스템. 초극미광 천체를 관측해 암흑물질 분포를 추적한다. 천문연 제공

칠레 엘사우세 천문대에 설치된 ‘K-드리프트’ 망원경 시스템. 초극미광 천체를 관측해 암흑물질 분포를 추적한다. 천문연 제공


54년 만에 인류가 다시 달 궤도를 돈다. 이르면 2월 미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가 우주인을 태우고 달로 향한다. 유인 달 착륙을 위한 시험 비행으로 달까지 가는 비행 경로와 절차를 실제 비행으로 점검한다. 여기에는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이 개발한 큐브위성 ‘K-라드큐브(K-RadCube)’도 함께 실려 유인 우주비행 환경에서 방사선 영향을 측정한다.

중국은 심해 시추선으로 지구 맨틀 11km 굴착을 시도한다. 지상에서는 6세대(6G) 기지국 기술이 상용화 문턱에 다가서고 혈액 한 방울로 50종 암을 찾아내는 검사법의 대규모 임상 결과가 공개된다. 연구 성과가 현장에서 시험대에 오르는 2026년 과학계 주요 이슈를 정리했다.

올해 국내에서는 심우주 탐사용 우주망원경 개발의 토대가 마련된다. 천문연이 국내 기술로 개발한 광시야 망원경 ‘K-드리프트’ 1세대가 2분기부터 칠레 엘사우세 천문대에서 본격 탐사에 나선다. 기존 망원경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초극미광 천체를 관측해 은하 외곽 구조와 암흑물질 분포를 추적한다. 이번 탐사는 우주망원경 개발을 위한 지상 시험 성격으로, 적용된 비축 자유곡면 설계는 최근 우주망원경 분야에서 주목받는 핵심 기술이다.

지구 관측 역량도 강화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지구관측위성 ‘아리랑 6호’가 상반기 중 발사된다. 0.5m급 해상도의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해 밤이나 악천후에도 관측이 가능하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는 하반기 다섯 번째 비행에 나선다. 초소형군집위성 2∼6호기를 포함한 총 15기를 실어 반복 발사를 통한 신뢰성 검증과 민간 발사체 생태계 조성을 동시에 시험한다.

해외에서도 대형 도전이 이어진다. 중국은 올 8월 차세대 달 탐사선 창어 7호를 발사해 착륙 난도가 높은 달 남극 인근 접근을 시도할 계획이다. 얼음 형태의 물을 찾고 달 표면에서 일어나는 물리 현상을 연구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의 심해 시추선 ‘멍샹호’는 올해 첫 과학 탐사에 나서 해저 최대 11km를 뚫고 아직 시료가 확보되지 않은 맨틀 물질에 접근하는 시도를 한다. 이번 도전이 성공할 경우 지구 형성과 판구조론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지상에서는 차세대 통신 기술이 상용화 문턱에 다가선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200Gbps급 6G 무선링크 시연에 성공하며 초고속 통신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해에는 성능 한계를 시험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통신망에 적용할 수 있는 6G 기지국 기술 검증에 초점을 맞춘다. 12월 ‘프리 6G 비전 페스타’에서 1단계 기술 시연과 AI 기반 네트워크 자동화 기술을 공개한다.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조기 진단과 치료 방식의 변화가 가시화된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50가지 이상의 암을 감지할 수 있는 혈액 검사 ‘갤러리(Galleri)’의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된다. 영국에서 50∼77세 14만 명 이상이 참여한 3년간의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그레일이 개발한 이 검사는 혈액 속 DNA 정보를 분석해 암 신호와 발생 장기를 특정한다. 두경부암, 난소암, 췌장암 등 조기 발견이 어려운 암종도 탐지 가능하다.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영국 보건 당국은 이 검사법을 전국 병원에 도입할 계획이다.

치료 영역에서는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조절 T세포 치료가 임상 단계에서 성과를 앞두고 있다. 기증자의 면역세포가 환자의 몸을 공격해 발생하는 이식편대숙주병(GVHD)을 예방하는 조절 T세포 치료제가 이르면 올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심사 결과를 받을 예정이다. 조절 T세포의 기능을 규명한 연구는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KIST 연구진이 한국형 휴머노이드 플랫폼 ‘KAPEX’를 점검하고 있다. 상반기 가정 환경에서 물체를 인식·조작하는 AI 기반 실증 연구에 착수한다. KIST 제공

KIST 연구진이 한국형 휴머노이드 플랫폼 ‘KAPEX’를 점검하고 있다. 상반기 가정 환경에서 물체를 인식·조작하는 AI 기반 실증 연구에 착수한다. KIST 제공


로봇 분야에서는 연구 성과가 일상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LG전자, LG AI연구원과 협력해 실제 공간에서 경험을 통해 배우는 ‘피지컬 AI’ 기반 한국형 휴머노이드 플랫폼 ‘케이팩스(KAPEX)’를 고도화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가정 환경에서 물체를 인식·조작하는 AI 기반 실증 연구에 착수하고 하반기에는 단계적 시연을 통해 성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화학·바이오 분야에서는 산업과 치료 기술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 연구가 이어진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대응해 수출 산업과 직결된 친환경 화학 소재를 개발한다. 질병 원인 단백질을 직접 분해하는 표적 단백질 분해(TPD) 기술을 활용해 난치·내성 질환 치료 가능성을 넓힌다.

조가현 동아사이언스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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