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OSEN 언론사 이미지

'국제 망신'인가...김보름의 '억울한' 왕따 주행, 중국에서도 조명 "충분한 사과 못 받았다"

OSEN
원문보기

'국제 망신'인가...김보름의 '억울한' 왕따 주행, 중국에서도 조명 "충분한 사과 못 받았다"

서울맑음 / -3.9 °
[OSEN=강릉, 민경훈 기자]

[OSEN=강릉, 민경훈 기자]


[OSEN=정승우 기자] 김보름(33)이 빙판을 떠난다. '왕따 주행'이라는 거짓 낙인 속에서도 끝내 스케이트를 놓지 않았던 시간의 마침표다.

김보름은 지난해 12월 30일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현역 은퇴를 직접 알렸다. 그는 "11살에 처음 스케이트를 신은 뒤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대표로 얼음 위에 섰다. 올해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이라는 값진 무대를 만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쉽지 않은 시간도 많았지만 끝까지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스케이트를 놓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된다면 충분하다"라고 덧붙였다.

김보름은 한국 여자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상징이다. 쇼트트랙으로 출발했지만 2010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뒤 장거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4 소치, 2018 평창, 2022 베이징까지 올림픽 3회 연속 출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 은메달,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5000m 금메달, 같은 해 강릉 세계선수권 매스스타트 우승까지 성과는 분명했다.

[OSEN=강릉, 민경훈 기자]

[OSEN=강릉, 민경훈 기자]


김보름의 커리어는 단순한 성공 서사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평창 올림픽 여자 팀추월 이후 불거진 이른바 '왕따 주행' 논란이 선수 인생을 뒤흔들었다. 중계 과정에서의 해설이 불씨가 됐고, 여론은 급격히 악화했다. 논란은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로까지 번졌지만, 조사 결과 '왕따 주행은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럼에도 김보름이 받은 상처는 컸고, 심리치료가 필요할 만큼 힘든 시간을 지나야 했다.

중계 발언을 둘러싼 해석 역시 시간이 지나 재조명됐다. 당시 중계를 맡았던 캐스터는 이후 방송에서 "편파 중계나 특정 의도는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김보름 선수가 이후 힘든 시간을 겪은 것은 가슴 아프고 유감스럽다"라며 공감의 뜻을 밝혔다. 다만 이 해명에 대해 팬들 사이에서는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논란의 출발점과 별개로, 김보름이 감내해야 했던 시간의 무게는 뒤늦게 조명됐다. 2019년 그는 자신이 오히려 훈련 방해와 폭언을 겪었다고 밝히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2020년 11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2023년 5월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사실관계가 법적으로 확인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길었다.

해외에서도 이 과정을 주목했다. 중국 매체 'QQ뉴스'는 "김보름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지만 결국 결백이 인정됐다"며 "충분한 사과를 받지 못한 채로도 태극마크를 달고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라고 평가했다.


그 사이에도 그는 빙판을 지켰다. 2022 베이징 올림픽 매스스타트 5위, 2023-2024시즌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논란과 상처 속에서도 경기력으로 답했다는 점에서, 그의 커리어는 더욱 묵직해졌다. 최근에는 방송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다음 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김보름은 스케이트화를 벗는다. 은퇴는 끝이 아니라 정리다. 오해를 벗고, 결과보다 과정으로 자신을 증명해 온 시간의 마침표. 빙판 위에서 버텨낸 그 선택은, 한국 빙속의 한 장면으로 오래 남을 것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