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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자영업자 대출…올해 전망도 ‘암울’

이데일리 최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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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자영업자 대출…올해 전망도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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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말 1조원 이상 감소
늘던 대출도 연말엔 제동…중소기업 대출까지 동반 축소
고금리·고환율에 소비 위축…은행권 리스크 관리 강화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자영업 금융 환경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금리·고환율 장기화로 소비 여력이 위축되면서 은행권도 위험 관리를 강화의 일환으로 자영업자 대출을 가장 먼저 조정 대상 지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 말 325조6982억원에서 12월 말 324조4325억원으로 한 달 새 1조2000억원 이상 줄었다. 지난해 6월 이후 11월까지 완만한 증가 흐름을 이어오다 연말 들어 다시 감소 전환한 것이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년 전인 지난 2024년 12월(325조6218억원)과 비교해도 1조1893억원이 줄면서 연일 축소 분위기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 잔액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 677조3280억원에서 12월 674조4264억원으로 한 달 만에 약 2조9000억원 감소했다. 연중 기업대출이 가계대출 규제의 ‘풍선효과’를 흡수해왔다는 평가와 달리, 연말에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대출 모두 관리 대상에 포함됐다는 의미다.

은행권에서는 경기 부진에 따른 자영업자의 상환 능력 저하가 대출 축소의 핵심 배경이라고 설명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자영업자 매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라며 “매출 감소가 이어지면 연체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신규 취급과 한도 증액 모두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환율 환경도 은행의 위험 회피 성향을 키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자금 조달 비용과 자본 부담이 동시에 커졌고,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치가 큰 개인사업자·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여건이라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은행 입장에서 자본비율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된다”며 “자연스럽게 리스크가 큰 대출부터 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올해에도 쉽게 바뀌기 어렵다는 점이다. 내수 회복 속도가 더딘 가운데 인건비·임대료 부담은 여전히 높고, 자영업자의 실질 소득은 좀처럼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자영업자 대출을 확대할 유인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다만 정부가 올해 중저신용자·취약차주 금융 지원 확대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정책금융과 보증부 대출을 중심으로 일부 숨통이 트일 가능성은 있지만, 시장에서는 체감 효과에 대해선 신중한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 방향과 별개로 현장에서는 연체율과 부실 우려를 먼저 볼 수밖에 없다”며 “자영업자들의 주머니가 다시 채워지지 않는 한 대출 환경이 단기간에 좋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