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담수사팀 신설 이후 첫 구속 성과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해 10월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 참사 현장에 마련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허위 비방 영상과 게시글을 온라인에 반복적으로 올린 2차 가해 피의자가 구속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2일 온라인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희생자를 조롱·비하한 혐의 등을 받는 60대 남성 A씨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조작·연출’, ‘마약 테러’, ‘시신은 리얼돌’ 등의 허위 주장을 담은 영상과 게시글 약 700개를 반복적으로 게시한 점이 확인됐다.
앞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은 지난해 9월 25일 온라인상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모욕하거나 참사에 대한 각종 음모론과 비방을 퍼뜨린 게시물 119건에 대해 모욕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청 2차가해범죄수사과는 다양한 분석기법과 수사를 통해 A씨를 피의자로 특정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A씨가 해외 영상 플랫폼과 국내 주요 커뮤니티에 조작·편집된 영상 등을 게시하면서 후원 계좌 노출 등을 통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 한 혐의도 추가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A씨에 대해 사안의 중대성, 증거인멸 우려, 재범 위험성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지난 2일 이를 받아들였다.
2차가해범죄수사과가 지난해 7월 출범한 이후 처음 구속을 이끌어낸 사례다. 경찰은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2차 가해에 대한 대응체계가 실제 구속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전담 수사의 실효성이 확인된 사례라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사회적 참사 유가족과 희생자에 대한 악성 댓글 및 조롱 행위로 인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경찰은 2차 가해 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2차가해범죄수사과는 유가족 신고 대응, 정책·법령 보완, 악성 댓글 수사 등을 전담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154건의 2차 가해 범죄 사건을 접수해 이 중 20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12·29 여객기 참사 1주기를 대비해 유가족 면담 등 피해자 보호조치도 실시했다. 범죄 혐의가 있는 게시글에 대해서는 삭제·차단을 요청하고 이 중 8건은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박우현 경찰청 사이버수사심의관은 “2차 가해 행위는 단순한 의견표현을 넘어 피해자의 생존권과 명예를 직접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유포나 피해자에 대한 비난·조롱 등 2차 가해 행위를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