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청사./사진=뉴시스 |
법원이 부하 직원을 공개된 장소에서 질책했다는 이유로 견책 징계를 받고 이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낸 공무원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진현섭)는 법무부 소속 공무원 A씨가 "견책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A씨 승소로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출입국·외국인청 산하 기관의 소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23년 7월 무단 하선한 외국인 선원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와 관련해 부하 직원 I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A씨는 공개된 사무실에서 담당 팀장 I씨에게 '별도의 소환 조사 없이 현장에서 심사결정서를 교부한 경위와 법적 근거'를 30분가량 문답을 통해 확인했다.
이를 두고 법무부는 A씨가 '소장실로 들어가 이야기하자'는 I씨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여러 직원이 있는 사무실에서 약 15분간 큰 소리를 내며 I씨를 공개적으로 질책했다고 봤다. 이에 법무부는 A씨가 I씨를 비인격적으로 대우해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면서 2024년 6월 견책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당한 후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문답 내용을 녹음한 파일과 관련 증거를 종합한 결과 A씨가 고성을 지르거나 모욕적인 표현 또는 반말 등 인격을 침해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업무 처리의 적법성과 경위를 확인하는 차원의 질문으로 볼 수 있어 문제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녹취 파일에 따르면 A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비교적 일정하고 크지 않은 목소리로 발언했다"며 "기관장으로서 필요한 범위 내에서 부하 직원의 업무 처리를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공개된 장소에서의 문답 역시 업무 방식 시정 및 교육 목적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재판부는 I씨가 해당 사건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 사건과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해당 직원은 이미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 이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답 이후 치료 사실만으로 원고의 질책이 사회통념상 허용 범위를 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징계사유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정당한 사유 없는 징계처분으로 위법하다"고 했다.
송민경 (변호사)기자 mk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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