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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배터리] ESS, K-배터리 구원투수 될까…공존한 명과 암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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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배터리] ESS, K-배터리 구원투수 될까…공존한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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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레이다] 캐즘 속 위축 된 배터리·소재, 내년에도 위기 지속
디지털데일리 소부장박대리 독자 여러분, 이번 주도 열심히 달린 박대리가 이차전지·에너지 이슈를 들려드립니다. <박대리보고서>에서는 금주에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뉴스를 선정해, 보다 쉽게 풀어드리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박대리보고서와 함께 놓친 이차전지·에너지 이슈, 체크해보시죠.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국내 배터리 시장의 12월은 유독 추웠습니다. 국내 1위 배터리 셀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포드, FBPS에 대한 계약을 연쇄적으로 해지했고, SK온은 전기차 배터리 장기 불황의 터널이 유지되는 점을 암시하듯 충남 서산 공장 3동의 투자 계획을 미뤘죠. 그 사이 소재 업체들도 수요 둔화의 여파를 체감하듯 신사업 중단, 저조한 수주 이행에 따른 계약 종료 공시를 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자회사 SK온의 충남 서산 공장 증설 완료 시점을 지난해 12월 31일에서 올해 12월 31일로 미뤘습니다. 이에 따라 약 1조7553억원 규모 투자 금액을 9364억원으로 정정했습니다.

현재 SK온이 집행한 9364억원의 투자 금액은 대부분 연산 6기가와트시(GWh) 규모인 서산 2동 증축에 활용됐습니다. 나머지 약 8000억원 가량은 3동 증축에 쓰일 예정이었으나, 전기차 수요 장기 불황에 따라 의사결정이 다시금 미뤄진 겁니다.

배터리 소재 사업을 진행 중인 SKC도 관련 신사업을 중단키로 했습니다. SKC는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꾀하던 차세대 양극재 사업 진출을 취소한다고 장래 사업·경영 계획 공시를 냈죠. 이에 따라 2021년부터 2025년까지의 누적 투자 금액도 기존 5조원에서 4조4000억원으로 줄었습니다. 다만 SKC는 계획했던 넥시온(Nexion)과의 실리콘 음극재 사업은 지속 추진할 예정입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에 따른 계약 종료 소식도 있었습니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12월 29일 테슬라와의 계약 종료일에 맞춰 공시를 내고 실제 공급 금액이 기존 3조8347억원에서 937만원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이 계약은 테슬라와 2023년 2월 맺은 4680 원통형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이 주 내용이었죠. 당시 예상과 달리 테슬라가 4680 배터리 자체 생산 일정을 미루면서 사실상 샘플 외 실질 공급이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타격을 입었습니다. 주요 자동차 고객사였던 GM과의 계약 금액 기준 이행률이 20%에 그친 탓이죠. 포스코퓨처엠은 2023년 맺은 GM과의 양극재 공급 계약 금액이 13조7697억원이었지만 실제 공급은 2조8112억원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간 급락한 리튬 가격에 따른 판가 하락, 전기차 시장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새해에도 국내 배터리 업계의 고난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장기화된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주요 시장이던 미국의 전기차 시장이 정부 정책 약화에 따라 더욱 둔화될 양상을 띠고 있어서죠. 지난해 9월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된 이래 GM과 포드는 나란히 전기차 출시 계획을 수정했고,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포드와 각각 계약 해지, 합작법인(JV) 청산 등을 진행하면서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유럽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을 판매 금지하기 위해 추진한 신차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의 완화를 검토하면서죠. 또 유럽 권역 내 전기차마저도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시장 침투율을 높이는 추세고, 폭스바겐 역시 중국산 배터리를 통해 소형 전기차 공략에 나서는 등 부정적 영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업계는 불황의 돌파구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로 급증한 전력망 ESS 수요를 노려 전기차 시장 둔화 여파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가 활발한 미국의 경우, 중국산 배터리 진입이 제한돼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늘어나고 있죠.



국내 배터리 3사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이 올해부터 확산되는 점도 지켜볼 대목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양산에 돌입한 미시간주 홀랜드 LFP 파우치 공장에 이어 추가 투자를 고려 중입니다. 얼티엄셀즈로부터 인수한 미시간주 랜싱 공장 남동을 LFP 각형 배터리 라인으로 증설해 ESS 수요에 대응할 방침을 세웠습니다. 이밖에 스텔란티스 JV,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일부 라인의 ESS 생산 전환도 추진 중입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한 스타플러스에너지(SPE) 라인 1기를 삼원계 ESS 생산라인으로 변경하는 한편, 올해 1기를 LFP ESS 생산라인으로 추가 전환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테슬라 등 주요 고객사와의 협의에 따라 최대 2기 및 GM 합작법인에 대한 ESS 라인 전환도 고려 중입니다. SK온은 충남 서산 2동 라인 전환으로 국내 전력거래소 2차 중앙계약시장 입찰에 대응하는 한편, 플랫아이언 외 북미 고객사를 추가 확보해 조지아주 공장에서 대응할 계획을 세운 상태입니다.

소재사들의 전략도 LFP, ESS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엘앤에프는 작년 8월 8일 LFP 전담 자회사인 '엘앤에프플러스'를 설립하고 대구 구지 국가산업단지에 초기 연산 3만톤·중장기 6만톤으로 확대 가능한 LFP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이밖에 전략적 파트너사인 미트라켐과 미시간주 내 LFP 양극재 공장을 짓는 것을 검토 중이죠.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CNGR과의 협의를 마무리하며 LFP 양극재 사업 진출 속도를 높이는 중입니다.


다만 실제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드는 분량을 ESS가 얼마나 채워줄 수 있을지, 해당 물량을 국내 3사와 이 생태계가 독점할 수 있을지가 과제입니다. 연간 수십 GWh의 배터리 수요를 촉발하던 전기차와 달리 ESS 시장의 규모는 한정적이라는 지배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탓이죠. 특히 유럽 등은 이미 중국산 ESS가 널리 퍼져 있는 상태입니다. 미국은 중국산 배터리 관세에 따라 이제야 한국산 LFP 배터리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ESS 시장 역시 충분히 규모가 크지만 기존의 전기차 물량을 대체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결국 일부로 좁혀진 전기차향 물량을 어떻게 확보하고, ESS 시장 내 수요를 얼마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가 올해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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