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 국가인 베네수엘라를 미국이 3일(현지시간) 전격 침공한 것이 국제 유가에 어떤 파장을 줄지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5일 시장이 열리면 일시적으로 유가가 소폭 상승할 수는 있겠지만 단기적으로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왼쪽) 국방장관, 존 래트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참모들과 함께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트럼프 자택에서 베네수엘라 침공 작전을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 사진을 직접 올렸다. 로이터 연합 |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 국가인 베네수엘라를 미국이 3일(현지시간) 전격 침공한 것이 국제 유가에 어떤 파장을 줄지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5일 시장이 열리면 일시적으로 유가가 소폭 상승할 수는 있겠지만 단기적으로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가 이미 2000년대 초반 석유 산업을 거의 대부분 국유화한 뒤로 투자 위축, 미국의 제재 등으로 산유량이 급감해 세계 석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다만 중기적으로는 베네수엘라가 리비아처럼 극심한 분열에 시달릴지, 아니면 시리아처럼 빠르게 안정을 찾아갈지, 어떤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될지에 따라 석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전망이다.
일시적으로 조금 뛸 것
리스타드 에너지의 지정학 분석 책임자인 호르헤 레온은 야후파이낸스에 국제 유가 기준유종인 브렌트유와 미국 유가 기준유종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일시적으로 가격이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말을 보내고 장이 열리면 배럴당 2~3달러 정도 유가가 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공급망 리스크에 따른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유가를 끌어올릴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렇지만 레온은 베네수엘라 석유 공급량이 작아 유가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작아진 그림자
과거 하루 300만배럴이 넘던 베네수엘라 산유량은 2000년대 초반 우고 차베스 정부가 석유 산업 대부분을 국유화한 뒤 서서히 줄어들었다. 10년 전에도 하루 250만배럴을 넘던 산유량은 지금은 하루 100만배럴에도 못 미친다. 전세계 석유공급의 1%를 넘지 못한다.
국유화 속에 외국 자본이 철수하고, 부패로 석유 설비 투자도 게을리한 것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나락으로 몰고 갔다.
석유 산업이 침체되자 두뇌 유출도 심각해졌다. 안정적인 외국으로 석유 전문가들이 빠져나가 베네수엘라는 전문 인력이 귀해졌다.
이렇게 되면서 기술은 낡고, 장비는 투자 부족과 미 제재 속에 노후화하면서 악순환으로 접어들었다.
미 석유메이저 셰브론이 유일하게 베네수엘라에 남아 활동하고 있지만 미 재무부의 특별 면허를 받고 석유를 수출하고 있지만 물량이 하루 12만~15만배럴에 불과하다.
레온은 이 때문에 세계 석유 시장에서는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이 멈춰도 당분간 피부로 그 충격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3~5년 필요
베네수엘라가 순조롭게 정권 이양이 돼 시리아처럼 안정을 찾을지, 아니면 리비아처럼 혼란을 지속할지는 알 수 없다.
시리아처럼 나라가 민주화되고 안정을 찾으면 외국인 투자가 다시 유입되고, 제재도 풀리면서 석유 생산이 회복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베네수엘라 석유 공급이 늘고, 유가가 떨어질 수 있다.
반면 내전과 혼란이 지속되는 리비아의 전철을 밟으면 석유 생산과 수출이 줄면서 유가가 오를 수 있다.
레온은 단기적으로 베네수엘라가 리비아가 갔던 길을 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여전히 있고, 야당 지도자들을 해외에 뿔뿔이 흩어져 있어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가 이런 혼란을 극복하고 안정을 찾는다고 해도 무너진 석유 산업을 다시 정상화하는 데는 3~5년은 걸릴 전망이다.
레온은 베네수엘라가 하루 200만배럴을 수출하려면 3~5년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공급과잉
베네수엘라가 단기적으로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석유 시장이 현재 공급과잉 상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브렌트와 WTI 가격은 각각 20% 하락했고, 올해에도 시장은 하루 300만배럴 이상의 공급과잉을 보일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가 증산하고 있고, 미국 셰일석유도 공급이 늘고 있다.
석유 수요는 기후위기에 따른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속에 상승세가 꺾였다.
결국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은 석유시장에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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