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이들의 동선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서울·부산·제주에 집중되던 관광 패턴에서 벗어나 지방 도시로 발길을 옮기는 외국인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이다.
3일 야놀자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올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2036만 명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8.7% 증가한 수치로 팬데믹 이전 최고치를 넘어서는 규모다. 특히 중·일 갈등이 심화돼 이른바 ‘한일령’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인 관광객이 추가로 유입되면서 방한 외국인 수가 최대 2100만 명대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관광객 국적은 중국(615만명), 일본(384만명), 미국(166만명) 순으로 예상했다.
관광객이 늘면서 여행 지도도 달라지고 있다. 29일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대상 지방 여행 상품 수는 전년 대비 100% 증가했다. 충남은 상품 수가 무려 300% 늘며 가장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전북(114%)·경주(76%)·대구(64%)·충북(50%)도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어디에 관심이 몰렸는지’를 보면 더 뚜렷하다. 클룩의 여행 상품 조회수 기준으로 충북은 245%, 경주는 149% 급증했다. 지역별 인기 상품을 살펴보면 충북에서는 단양 투어, 경주에서는 경주 시내 투어와 경주월드, 대구는 이월드·83타워, 충남은 청양 얼음골 투어가 외국인 관광객의 선택을 받았다. 단순 명소 방문을 넘어 체험형·당일 코스 중심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지방 관광 확대 흐름은 국적별로도 뚜렷하다. 지방 여행 상품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국가는 대만, 미국, 필리핀, 싱가포르 순이었다. 수도권 중심의 쇼핑 관광에서 벗어나, 자연·역사·로컬 콘텐츠를 즐기려는 수요가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는 외국인 관광객의 지방 이동을 가속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교통 접근성 개선을 꼽는다. 클룩은 외국인 대상 고속버스 예매 서비스와 KTX 승차권 상품을 확대하고 있으며, 코레일과 협업한 외국인 실시간 철도 승차권 판매 서비스도 내년 1분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장수창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반도체 산업이 설계와 검수 과정을 통해 품질을 관리하듯, 관광도 기획 이후의 품질 검증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시간의 가치를 녹여낸, 고유성과 깊이를 갖춘 관광지만이 여행자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여진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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