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시도 및 '월북 몰이' 혐의로 기소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왼쪽부터),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서해피격 은폐 의혹'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공동취재 |
'서해 피격 공무원' 유족 측이 전날(2일) 검찰의 '일부 항소'에 대해 "공익의 대표자로서의 지위를 스스로 포기했다"고 반발했다.
앞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등 문재인 정부 5명의 안보라인을 상대로 진행된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은폐 혐의 재판에서 피고인들이 1심 무죄판결을 받자 검찰은 서훈 전 실장 등 2명에 대해서만 혐의를 선별해 '부분 항소'했다.
유족 측 변호인을 맡은 김기윤 변호사는 3일 입장문을 통해 "서훈 전 실장 및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해서는 항소가 이뤄졌으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1심 무죄 판단이 상급심의 판단 없이 그대로 확정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사건은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되는 과정에서 국가가 생명 보호 의무를 다하였는지, 나아가 그 이후 수사와 정보 공개 과정에서 조직적 은폐나 권한 남용이 있었는지가 중요 쟁점"이라며 "단순한 명예훼손 문제를 넘어 국가 책임을 가늠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명예훼손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를 제기했다"며 "이는 검찰이 형사소송법상 공익의 대표자로서의 지위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며, 진상 규명을 요구해 온 유족의 기대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사건이 대통령, 국무총리, 여당 당대표 등 정치권 고위 인사들이 해당 사건의 기소 자체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상황과 맞물려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심 무죄 판결 직후 국무회의에서 "월북·납북을 뒤집기 위해 최초 보고서를 삭제해버렸다고 고발했는데, 증거는 삭제가 안 되고 남아있다"며 "검찰은 압수수색을 해서 알았을 텐데 이상한 논리로 기소하고 결국 무죄판결이 나왔다"고 질타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는 게 응당 당연한 게 아니냐"고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병주)는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등 혐의'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5명 중 서훈 전 실장과 김홍희 전 청장 등 2명에 대해서만 항소했다. 혐의는 서해 공무원 '월북 몰이'와 관련한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좁혀졌다.
한편 유족 측은 오는 7일 김민석 총리와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겠다는 계획이다.
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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