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진 한양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인터뷰
치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 앓아
병 자각 못해 '인간다움' 손상될 수 있어
주관적인지저하·경도인지장애 때 관리
14가지 치매 예방 습관, 은행잎 제제 도움
김희진 교수, 치매 조기 진단·뇌영상 분석 권위자
3일 저녁 9시 서울경제TV '지금, 명의' 출연
치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 앓아
병 자각 못해 '인간다움' 손상될 수 있어
주관적인지저하·경도인지장애 때 관리
14가지 치매 예방 습관, 은행잎 제제 도움
김희진 교수, 치매 조기 진단·뇌영상 분석 권위자
3일 저녁 9시 서울경제TV '지금, 명의' 출연
치매는 더 이상 일부 노인에게만 해당하는 질환이 아니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고, 최근에는 40대 이하 ‘젊은 치매’ 환자까지 늘고 있다.
치매가 무서운 이유는 환자 스스로 자신의 병을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치매에 걸리면 '인간다움'이 손상될 수 있어, 치매는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존엄의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
치매 조기 진단·뇌영상 분석 권위자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노년기에 인간다움을 지켜주는 마지막 보루가 ‘인지기능’"이라며 "오래 사는 것보다, 사람답게 사는 게 더 중요하므로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고, 병리적 특성에 맞게 치료하고, 가족과 사회가 함께한다면 충분히 치매를 늦추고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3일 저녁 9시에 방영되는 서울경제TV '지금, 명의'에서는 치매 분야의 젊은 명의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출연해 치매의 조기발견과 치료, 치매를 늦추는 법, 치매 가족들을 위한 조언을 담았다.
◇치매 전단계, 주관적 인지저하·경도인지장애
치매는 단번에 발병하지 않는다. 뇌 노화가 20대부터 시작되며, 35세 이후에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영향을 받기 시작한다. 치매는 보통 ‘건망증 → 주관적 인지저하 → 경도인지장애 → 치매’라는 단계를 거친다.
김희진 교수는 “정상적인 노화 범위를 벗어난 인지저하는 단계적으로 진행되는데, 이 중 주관적 인지저하와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개입하면 치매로 넘어가는 걸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관적 인지저하는 본인이 ‘요즘 깜빡깜빡한다’고 느끼지만 검사를 하면 ‘정상’으로 판정된다"며 "문제는 이 단계에서 매년 10~15%가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로 넘어간다”고 말했다.
치매 전단계나 치매를 의심해 볼 만한 때는 ▲힌트를 줘도 기억을 떠올리지 못할 때 ▲같은 질문을 반복할 때 ▲시간·장소 감각이 떨어질 때 ▲성격이 급격히 변할 때 ▲익숙한 장소에서 길을 잃을 때라고 말했다. 그는 “본인은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이상하다’고 느낀다면 반드시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매, 생활습관 교정으로 45% 예방
치매는 전단계일 때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치매로 진행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 2024년 의학 저널 ‘란셋(The Lancet)’에 치매 발생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14가지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14가지 위험 요인은 ▲낮은 교육 수준 ▲청력 손실 ▲높은 LDL 콜레스테롤 ▲우울증 ▲외상성 뇌 손상 ▲신체 활동 부족 ▲당뇨병 ▲흡연 ▲고혈압 ▲비만 ▲과도한 음주 ▲사회적 고립 ▲대기 오염 ▲시력 손실이다.
이 요인들은 생애 전반(어린 시절?중년?노년)에 걸쳐 있으며, 이를 해결하면 전 세계 치매 사례의 45% 정도를 예방 또는 발병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치매 약물 도움···전문의 판단 중요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은행잎 제제는 요즘 병의원에서 많이 처방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장기간 관찰 연구를 통해 치매로의 전환율이 낮았다는 근거가 축적돼 있다. 김희진 교수는 "은행잎 제제의 항산화·항염증 작용으로 뇌 노화와 연관된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혈액순환 개선 효과를 통해 뇌 혈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며 "뇌 혈류가 증가하면 치매의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축적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상적으로 근거가 있는 은행잎 제제 용량은 하루 200mg 이상이며, 전문의 판단 하에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콜린제제(콜린알포세레이트)는 인지 기능과 연관된 ‘아세틸콜린’을 보충해주는 개념으로, 모든 치매에 일괄 적용하기보다, 혈관성 병변이 많은 인지저하 환자군에서 근거가 확인된 약이라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직접적인 원인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신약 레카네맙(레켐비)에 대해서는 “고가의 약임에도 출시 1년 만에 국내에서 3000여 명 정도 투여를 받았다”며“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효과는 분명하지만, 인지기능 개선이 그에 못미쳐 언제, 얼마나 빨리 투여해야 하는지 아직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치매 환자 혼자 감당 안돼···사회적 시스템 도움을
부모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면 가족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황하거나 치매 환자를 다그치지 않는 것이다. 김희진 교수는 치매를 사회적 낙인이나 성격 문제로 받아들이기보다, 명확한 ‘뇌 질환’으로 인식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기억하지 못하는 행동은 고의가 아니라 질병의 결과이기 때문에 잦은 잔소리나 재촉은 오히려 불안과 공격성 같은 행동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치매를 가족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말고, 약물 치료는 병원에 맡기고 비약물 치료와 돌봄은 치매안심센터 등 사회적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보행 변화, 소변·대변 실수, 멍해짐 같은 작은 변화는 단순한 치매 악화가 아니라 다른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반드시 기록해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희진 교수는 “데이케어센터나 돌봄 시설을 이용하는 것 역시 환자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재교육과 돌봄을 받게 하는 과정으로, 가능한 한 집에서 지내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를 목표로 의료진·가족·사회가 역할을 나눠 함께 돌보는 구조가 환자와 보호자 모두의 삶의 질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금숙 기자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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