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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예고 둘러싼 가짜 증여세 로비극...설립자 아들에 9억 사기친 변호사 일당

파이낸셜뉴스 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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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예고 둘러싼 가짜 증여세 로비극...설립자 아들에 9억 사기친 변호사 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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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
法 "실제 증여세 문제 해결 능력 전무...피해 회복도 없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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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권 소재 예술고등학교의 부지 증여세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며 설립자 아들을 속여 거액을 가로챈 변호사 일당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이정형 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송모씨(55)와 같은 법무법인에서 총괄국장으로 근무하던 도모씨(65)에 대해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송씨와 도씨는 국회예산처 고위 공무원을 통해 부지 증여세를 감면해주겠다며 피해자 이모씨에게 접근해 성공보수 선지급 명목으로 총 9억원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송씨는 2012년 6월께 A예고와 법률고문 계약을 맺고 학교 설립자의 아들이자 당시 기획조정실장이던 이모씨를 상대로 부지 증여 및 세금 문제 전반을 자문해왔다. 이씨는 같은 해 3월 설립자로부터 A예고 부지를 증여받는 계약을 체결하고 5월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으나 이후 관할 세무서로부터 증여세 부과 가능성을 통보받으면서 부담을 느끼던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송씨는 "A예고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상 공익법인 등에 해당해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문제 해결을 자신했다. 이후 도씨와 공모해 "국회예산처 소속 고위 공무원에게 로비자금을 전달함으로써 국세청에 유리한 유권해석을 받아 증여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며 이씨를 속였고 면제될 증여세의 약 10%를 성공보수로 요구했다.

이씨는 이 같은 설명을 믿고 2014년 7월 1일 3억원, 같은 해 12월 11일 4억원, 12월 17일 2억원 등 세 차례에 걸쳐 총 9억원을 송씨 측에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송씨는 감면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해당 금액을 전액 반환하겠다고 약속한 상태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송씨와 도씨가 실제로는 증여세 감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회예산처 고위 공무원을 알지도 못했고 유권해석을 받아낼 의사나 능력도 없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송씨가 변호사로서 조세 문제에 관여해온 점을 지적하며 국회예산처 공무원을 통해 국세청 판단을 뒤집는 방식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도 범행에 나섰다고 판단했다. 도씨 역시 국회예산처 소속 공무원을 전혀 알지 못했고 해당 공무원을 통해 증여세 문제 해결을 시도한 사실이 없었음에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인정됐다.

실제 편취된 돈은 증여세 해결과 무관하게 대부분 개인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송씨는 피해금 9억원 중 4억원을 이사 비용이나 가족에게 지급하는 용도 등으로 썼고, 도씨는 송씨로부터 전달받은 5억원 가운데 4억9000만원가량을 주식 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수법, 피해 금액에 비춰 죄책이 무겁다"며 "범행 시점으로부터 많은 시간이 경과했음에도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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