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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의혹’ 이혜훈에 여당도 당혹…청와대는 “청문회서 검증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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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의혹’ 이혜훈에 여당도 당혹…청와대는 “청문회서 검증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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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출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수용 불가’ 기류가 야당을 넘어 여당으로도 번지고 있다. ‘내란 옹호’ 전력도 모자라 ‘보좌진에 대한 폭언·갑질’ 폭로가 꼬리에 꼬리를 물듯 이어지면서, 이재명 정부 첫 기획예산처 수장으로서 ‘부적격’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에게 이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고, 여당에서도 이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불거져 나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후보자를 겨냥해 “정치적 배신의 문제를 떠나서 장관으로서의 자질을 갖추지 못한 후보자”라며 “직원에게 ‘너를 죽이고 싶다’는 막말을 퍼붓는 사람에게 어떻게 한 나라의 국정 예산을 맡길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지명자가 스스로 물러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즉각 지명을 철회하고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턴 직원을 질책하는 과정에서 막말했다는 녹취가 공개된 직후, 이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고성과 폭언을 퍼붓고 사적 심부름을 시켰다는 제보들이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자 적극적인 공세에 나선 것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소한의 검증과 세평 조회만 했더라도 이런 사람을 장관으로 지명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이혜훈 후보자 지명을 즉각 철회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 후보자의 내란 옹호 전력에도 불구하고 ‘통합’ 인선이라는 데 방점을 찍어왔던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날 이 후보자에 대한 사퇴 요구가 터져나왔다. 장철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후보자의 폭언을 듣는 내가 가슴이 다 벌렁벌렁했다. 주먹질보다 더한 폭력”이라며 “사람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공직도 맡아서는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국민주권정부의 국무위원으로는 더욱 부적절하다”며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원내대표 보궐선거에 출마한 진성준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쪽에서도 ‘갑질의 대명사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해야 하지만, 솔직히 잘한 인사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원내대표 후보인 백혜련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청문회에서 갑질과 내란 관련 사과의 진정성을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그 과정이 험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본인이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풀어갈 사안’이라며, 일단 청문회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걱정스러운 대목은 분명 있지만, 공식 절차인 청문회가 있다”며 “당사자가 진심으로 용서할 때까지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 쪽에서는 “청문회에서 후보자 본인의 정책적 비전과 철학이 검증될 것”이라며 여전히 ‘통합’ 인선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 지명을) ‘도전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금은 도전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강 실장은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소위 내란 및 계엄에 관련된 (이 후보자의) 발언도 보고를 받았으며, 이에 대해 이 후보자가 사과할 의지가 있는지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사과할 의향이 있는 만큼 통합 차원에서 발탁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는 취지다.



그는 “이 문제를 통해 많은 국민과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내각을) 잡탕이 아닌 무지개색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표현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어려운 과제라고 인식하는 건 사실”이라며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 본인의 정책 비전이 검증되리라 생각하고 있다. 검증돼서 잘 하면 좋겠다”고 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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