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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소득 이미 '양극화 임계점'···"금리인상 억제하고 내수 살려야"

서울경제 서민우 기자,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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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소득 이미 '양극화 임계점'···"금리인상 억제하고 내수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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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자형 회복' 경고
반도체 수출 이끌었지만 내수 부진
고환율·고물가·고금리 삼중고에
2024년 자영업 폐업 첫 100만명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1% 육박
일본식 장기불황 vs 재도약 갈림길
"뼈 깎는 심정으로 구조개혁 집중"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신년사에서 지적한 ‘K자형 회복’에 따른 양극화 심화는 올해 우리 경제가 직면한 최대 과제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우리 경제는 반도체 등 일부 정보기술(IT) 산업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잠재성장률(1.8%)에 근접한 완만한 성장이 예상되지만 그 이면에는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자산가와 비자산가 사이의 양극화가 알파벳 ‘K’자 모양처럼 극명하게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경제성장에서 반도체만 독주하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총재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IT 부문을 제외하면 1.4%로 내려갈 것으로 지적하면서 “이런 성장을 지속 가능하고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반도체는 국내총생산(GDP)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지만 고용 유발 효과는 다른 산업에 비해 낮은 편이다. 내수보다 반도체를 앞세운 수출 중심의 경제가 고착화할수록 성장률이 올라도 체감 경기는 나아지지 않는 ‘성장의 착시’ 현상이 굳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양극화는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올해 한국은행이 분석한 분기별 GDP 성장 기여도에 따르면 수출은 1분기 -0.3%포인트에서 2분기 2%포인트, 3분기 0.7%포인트를 기록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반면 민간소비 기여도는 1분기 -0.1%포인트, 2분기 0.2%포인트, 3분기 0.6%포인트에 머물렀다. 3분기 민간소비에 소비쿠폰 효과가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올해 경제성장은 반도체를 앞세운 수출이 홀로 이끈 셈이다.

여기에 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3중 파고가 소득이 낮은 취약 계층부터 직격하며 자산과 소득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고환율은 시차를 두고 식료품과 에너지 등 필수재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저소득층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린다. 특히 올 들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6%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산과 소득의 양극화는 이미 임계치에 도달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가구의 전체 순자산 점유율은 2024년 기준 47.3%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소득이 낮은 1분위부터 4분위까지 나머지 80% 가구의 자산 점유율은 일제히 감소했다. 한국 가구 평균 자산의 약 70%가 부동산인 상황에서 5분위 가구의 실물 자산 비중은 80%를 웃돌았다. 소득 불평등도 심화돼 2024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의 5분위 배율은 5.78배로 전년보다 0.06배 늘어났다.

경제의 허리를 지탱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다. 한국은행의 ‘2024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은 수출 호조로 매출액 증가율(4.4%)과 영업이익률(5.6%) 등 주요 지표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중소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3.2%에 그쳤고 영업이익률은 4.6%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한계기업 중 중소기업 비중은 35.2%로 1.7%포인트 증가했다. 자영업자 역시 2024년 폐업 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선 데 이어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0.98%까지 치솟는 등 한계 상황에 몰려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거나 구조적 대전환을 통해 재도약할 수 있는 변곡점에 서 있다고 진단한다. 수치상의 착시에 기댄 성장률 회복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뼈를 깎는 구조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현재의 자산 양극화와 내수 부실은 방만한 통화·재정 정책 운용에서 비롯된 만큼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 정책 기조를 정상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선심성 정책보다는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고용 창출 능력을 떨어뜨리는 각종 규제 완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유현욱 기자 ab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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