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 등 당 안팎의 계엄 사과 요구에 대해 “계엄에 대해 계속적인 입장을 요구하는 건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계엄으로 인해 발생된 여러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 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씀을 여러차례 드렸다”며 “당내에서 계속 우리 스스로 과거의 문제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선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엄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그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도 이미 여러차례 드렸다”며 “따라서 계엄에 대한 제 입장을 반복해 묻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오세훈 시장이 지도부가 참석한 당 신년 인사회에서 “참을 만큼 참았다. 당 지도부가 계엄으로부터 절연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노선 변경을 요구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한 대답이었다.
이날 장 대표는 본인이 지난해 12월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했고 계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도 존중한다며 “계엄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계엄 자체가 아닌 계엄으로 인한 결과에 책임감을 느낀다는 표현으로 사과 요구를 대신한 것이다.
장 대표는 전날 ‘쓴소리’를 했던 오 시장을 저격하는 듯 ‘파격적 공천’을 언급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당은 당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후보는 후보들대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방선거에 임함에 있어, 공천에 있어 새 인물들로, 감동할 인물들로 인적쇄신을 이루고 파격적으로 공천하는 것이 지방선거 승리의 또 하나의 전제조건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역인 오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접전을 보이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나왔다. 전날 오 시장이 한 전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을 묶은 ‘보수대통합’을 주장한 것에 대해 장 대표는 “국민의힘이 상대당과 연대할 때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걸림돌을 어떻게 해결할지, 제거해야 할지 여러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당내 통합도 마찬가지다. 통합에 어떤 걸림돌이 있다면 먼저 그 걸림돌을 제거해야 당대표가 당내 통합을 이루는 데 공감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정부·여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관한 간접적인 비판도 있었다. 장 대표는 “계엄에 대해서는 아직도 사법부 판단이 남아있는 부분이 있다. 사법부 판단을 어떻게든 움직이려고 하는 시도는 다른 사회적 분열과 갈등만 야기할 뿐”이라며 “정치권은 계엄에 대해 법적 판단은 사법부에 남겨두고, 사법부 판단과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멈추고 정치적 부분에 있어선 계엄을 과거로 묻어두고 통합과 미래로 나아가면서 국민의 삶을 살펴야 할 때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당과 정치 모습이 어렵게 보이긴 하지만 국민들이 더 어렵다. 항상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정말 과거의 보수가 아니고 따뜻한 보수, 어렵지 않은 보수가 돼야 하고 미래를 향한 보수가 돼야 한다. 수구보수가 돼서는 안 된다. 그건 퇴보”라고 말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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