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김영록 전남지사가 참배를 마친 뒤 행정통합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의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주도 성장’의 새 길을 열어야 한다는데 국민의 뜻이 모이고 있는 것 같다”며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조만간 광주·전남 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나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2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쉽지 않아 보였던 광역단체 통합이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렇게 밝힌 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지난달 18일 대전·충남 지역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6월 지방선거 전 대전·충남 통합을 위한 절차를 마쳐 통합된 자치단체장을 새로 선출하자고 제안한 뒤, 광주·전남에서도 통합 움직임이 나타나자 기대감을 드러내며 국민 뜻을 물은 것이다.
앞서 강 시장과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민주의 문 앞에서 “2026년 병오년 새해,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는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인 오월 영령들 앞에서 광주·전남 대부흥의 새 역사를 열어가기 위해 양 시·도의 통합을 즉각 추진하기로 선언한다”며 ‘광주·전남 대부흥의 새 역사를 열어갈 광주·전남 대통합 추진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이재명 정부가 통합 시·도에 대해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와 조직 특례를 부여하고, 교부세 추가 배분과 공공기관 우선 이전 등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지금이야말로 광주·전남이 대통합의 길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에선 광주·전남 통합을 대전·충남 통합과 함께 핵심 국정과제로 보고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행정통합은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라며 “대전·충남 통합 절차가 지역 차원에서 상당 부분 정리돼 있어 먼저 추진해왔지만, 광주·전남 역시 의지가 분명해 이번 기회에 함께 속도를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두 지역 통합을 모두 3월 초·중순께 마무리해 6·3 지방선거에서는 통합 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기본 계획은 대전·충남, 광주·전남 두 곳 모두 지방선거 전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만약 대전·충남 통합이 정치적 반대 등으로 지지부진해질 경우, 광주·전남 통합을 먼저 성사시키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해 “통일교 게이트를 덮으려는 이슈 전환용은 아닌지, 대통령이 관권선거에 시동을 거는 것은 아닌지 대전시민과 충남도민은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광주·전남 통합의 경우에도 넘어야 할 절차는 적지 않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통합을 위해서는 별도의 특별법 제정과 함께 지방의회의 동의 또는 주민투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통합 과정에서 어느 한쪽이 소외되지 않도록, 광주와 전남 모두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별법만 통과되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 의회와 주민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며 “다만 광주·전남은 대통령이 직접 설득에 나설 경우 비교적 신속한 합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조만간 광주·전남 지역 국회의원들과 직접 만나 통합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달 18일 이 대통령이 대전·충남 의원들을 만났던 것처럼, 이번에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 광주·전남 지역 의원들과 만나 행정통합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구상이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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