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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미화 방지법’ 국회 발의…시민단체 “이승만·박정희 기념도 금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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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미화 방지법’ 국회 발의…시민단체 “이승만·박정희 기념도 금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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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 광장 박정희 동상. 김규현 기자

동대구역 광장 박정희 동상. 김규현 기자


이른바 ‘전두환 미화 방지법’이 국회에 제출된 가운데 시민단체가 이승만·박정희 등 헌정질서를 파괴한 인물 미화도 법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박정희 우상화사업 반대 범시민운동본부(운동본부)는 2일 성명을 내어 “헌정질서를 파괴하거나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인물의 기념사업을 제한하는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환영한다”며 “전두환뿐 아니라 이승만·박정희 등 헌정질서 파괴 등이 역사적 사실로 확인된 인물에 대한 기념도 법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두환 미화 방지법이란?





지난달 29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과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발의한 5·18특별법 개정안은 법에 제9조(헌정질서 파괴범죄를 저지른 자 등에 대한 기념사업 예산 제한)를 신설해 ‘헌정질서 파괴범죄를 저지른 사람 또는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한 기념사업 예산 지원을 금지하고, 이미 지원한 예산은 환수하도록 했다. 개정안 시행 전에 예산을 지원한 기념사업도 환수 적용 대상이다.



법안이 통과하면, 경남 합천군 5만3775㎡ 규모의 일해공원 등이 예산 환수 대상이 된다. 일해공원은 지난 2007년 전두환 아호인 ‘일해’를 따 ‘새천년 생명의 숲’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꾸었다. 공원 입구에는 예산 3000만원을 들여 전두환 친필을 새긴 표지석을 세웠다. 표지석에는 “이 공원은 대한민국 제12대 전두환 대통령이 출생하신 자랑스러운 고장임을 후세에 영원히 기념하고자 대통령의 아호를 따서 일해공원으로 명명한다”고 새겨졌다.



차규근 의원은 “전두환씨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학살의 주범이라는 사실은 명명백백하다. 반란과 내란수괴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인물을 기념하는 것은 일반 상식과 민주주의 가치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법안 통과를 통해) 일해공원에 투입된 혈세 3천만원을 환수하고, 공원의 본래 이름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 합천군 ‘일해공원’ 표지석에 글을 새기는 모습. 최상원 기자

경남 합천군 ‘일해공원’ 표지석에 글을 새기는 모습. 최상원 기자




독재자 대통령 이승만·박정희는?





개정안은 헌정질서 파괴 범죄를 저지른 사람과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기념하는 이른바 ‘미화’ 또는 ‘우상화’ 사업에 대한 예산 지원을 명시적으로 금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5·18특별법은 1979년 12월12일(12·12사태)과 1980년 5월18일(5·18민주화운동)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정지 등에 관한 사항 등을 규정하는 법으로, 이승만·박정희 등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전직대통령법)은 △재직 중 탄핵 결정을 받아 퇴임한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등에 대해 예우를 금지하고 있다. 전두환·노태우·박근혜·윤석열 등은 예우 대상이 아니지만, 이승만·박정희는 해당 법에서 비껴간다.



운동본부는 “4·19혁명을 총칼로 짓밟은 이승만과 5·16군사반란과 유신독재로 헌법을 파괴한 박정희는 동상과 기념시설 등으로 예우하고 심지어 우상화 움직임까지 있는데도 막지 못하고 있다. 단지 살아생전 탄핵당하거나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는 민주공화국의 헌법 정신과 역사 정의에 부합하지 않으며 매우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전직대통령법도 개정해야





이승만·박정희에 대한 기념사업은 보수 정치인들이 끊임없이 들고 나오는 단골 사업이다. 지난해 2024년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대통령 광장’이라는 표지판과 3m 높이의 박정희 대통령 동상을 세워 시민사회가 여전히 철거 운동을 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같은 해 이승만 광장과 기념관을 세우려다 시민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지난 6·3대선에 출마선언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박정희·이승만 대통령 동상을 광화문 광장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운동본부는 “전직대통령법 등을 개정해 이승만·박정희 등에 대한 기념사업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 내란을 심판하고 출범한 국민주권 정부, 자주독립과 민주화 역사를 계승하고 헌법을 존중하는 정당과 국회의원이라면 이 점 또한 숙고해 법제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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