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세척기(네티팟)는 올바른 각도와 멸균된 물을 사용해야 안전하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있을 때 단기간 사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게티이미지뱅크 |
호흡기 감염이 늘어나는 계절마다 ‘코 세척기’ 검색량이 급증한다. 콧속을 물로 씻어내면 바이러스와 먼지를 제거해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사용자는 “코가 시원해지고 숨쉬기 편해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코 세척기를 감기 예방 도구로 과신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코 세척기, 혹은 비강 세척기로 불리는 네티팟(Neti Pot)은 코 안의 점액과 알레르겐을 씻어내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감기 바이러스 감염 자체를 막아주는 예방책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특히 아무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상시적으로 사용하는 습관은 오히려 부작용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의료기관들은 코 세척의 역할을 감기 예방보다는 ‘증상 관리’에 가깝다고 본다. 미국 Mayo Clinic은 비강 세척이 코막힘이나 점액 정체를 완화해 호흡을 편하게 만드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감기 바이러스 감염 자체를 차단하거나 발생을 막는 방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증상이 없는데도 상시적으로 코 세척을 반복하는 방식은 의학적으로 권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강 세척은 코막힘이나 점액 정체 완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세척수의 위생 상태와 사용 빈도에 따라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게티이미지뱅크 |
● 수돗물 그냥 쓰면 왜 문제될까
코 세척기 사용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세척수의 위생 상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비강 세척 시 수돗물을 끓이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고 명확히 권고하고 있다. 수돗물은 음용 기준으로는 안전할 수 있지만, 코 점막을 통해 직접 유입될 경우 감염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CDC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코 세척 시 반드시 증류수·멸균수를 사용하거나, 수돗물을 1분 이상 끓인 뒤 충분히 식혀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일반 생수 역시 멸균 처리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면 안전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 너무 자주 쓰면 오히려 독
코 세척기의 또 다른 위험은 과도한 사용이다.
Cleveland Clinic은 비강 점막이 외부 병원체를 막는 자연 방어막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예방 목적의 잦은 비강 세척은 이 보호 기능을 약화시켜, 오히려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감기나 부비동염 증상이 있을 때 단기간, 하루 1회 정도 사용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매일 반복하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 안전하게 쓰려면
의료진이 제시하는 최소 원칙은 명확하다. 세척수는 반드시 멸균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사용 후 기기는 충분히 세척·건조해야 한다. 귀 통증이나 부비동염 증상이 있거나, 세척 후 오히려 통증이 심해진다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코 세척기는 감기를 막아주는 ‘면역 기기’가 아니다. 잘 쓰면 불편을 줄일 수 있지만, 잘못 쓰면 오히려 감염 위험을 키울 수 있다. 결국 핵심은 기기가 아니라 사용 빈도와 물의 선택에 있다.
참고·출처 링크
Mayo Clinic, Neti pot: Can it clear your sinuses?
CDC, Safe Use of Nasal Rinsing Devices
FDA, Rinsing Your Sinuses: Safe Use of Neti Pots
Cleveland Clinic, What Are Neti Pots — and Do They Work?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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