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민간 주택공급 기능 통합 ‘주택공급추진본부’ 출범
노후 청사·그린벨트·도심복합개발 등 공급 확대
“19년 만의 집값 급등 속…정책의 시장 신뢰, 성패 가를 듯”
서울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연합뉴스 |
아시아투데이 김다빈 기자 = 정부가 치솟는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을 잡기 위해 사실상 '전면전'에 나섰다.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일괄 지정하는 등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꺼내든 데 이어, 시장과 수요자에게 수도권 공급 의지를 분명히 하기 위한 주택공급 전담 '컨트롤타워'를 출범시키며 부동산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강도 높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정부의 각종 대책을 둘러싼 '무용론' 역시 여전히 해소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조만간 발표될 서울 주택 공급 대책과 함께,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천명한 2030년까지 5년간 135만 가구 공급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될 경우 단기간은 아니더라도 공급 불안 완화를 통해 과열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제기된다.
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택공급 전담 조직인 '주택공급추진본부' 출범식을 열고, 정부 주택공급 정책의 패러다임을 '계획'에서 '실행'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주택공급추진본부의 출범은 공공 영역을 넘어 민간 부동산 시장 전반에 의미 있는 신호를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국토부의 여러 업무 가운데 하나였던 주택공급이 핵심·중추 사업 분야로 격상됐기 때문이다.
주택공급추진본부에는 이를 총괄할 주택공급추진본부장과 주택토지실장을 비롯해 주택 정책을 관할하는 국토부 실·국장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다. 여기에 주택 공급의 주축인 4대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인천도시공사(iH)도 총망라돼 수도권 135만가구 규모의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한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이번 조직은 21년째 국토부 내 별도 임시조직으로 운영돼 온 국장급 공공주택추진단을 중심으로 택지 개발(공공주택추진단), 민간 정비사업(주택정책관), 노후 계획도시 재정비(도정비기획단) 등 그동안 부처 내에 분산돼 있던 주택공급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실장급 전담 조직이다. 공공과 민간, 택지·도심 공급·정비 등 모든 공급 주체와 유형을 아우르며, 정책 기획부터 실행·관리까지 주택공급 전 과정을 책임지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공급을 단기적 대응 과제가 아닌 국가적 과제로 격상하고, 이를 뒷받침할 강력한 추진 체계를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새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 의지가 보다 구체화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확산돼 온 '공급 절벽' 우려가 상당 부분 완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토부는 이달 중 서울 내 공급 시그널을 강화하기 위해 노후 청사 재건축,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유휴부지 활용 등 가용 가능한 부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기조는 주택공급추진본부의 조직 구성에서도 확인된다. 공급본부는 공공 공급을 총괄하는 주택공급정책관(6개과)과 민간 공급을 관리·지원하는 주택정비정책관(3개과) 등 2정책관 9과 체제로 운영된다. 주택공급정책관 산하 과들은 택지 조성과 도심권 공급을 전담하며, 주택공급정책과는 공공주택 공급계획과 정책을 총괄하고 공급 시기·물량·입지를 종합 관리한다.
공공택지기획과·관리과·지원과는 3기 신도시를 포함한 공공택지 공급 전반을 맡아 택지 조성 속도를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도심주택정책과와 지원과는 노후 청사 복합개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 새 정부 들어 확대된 도심 공급 사업을 전담한다. 정부가 서울 도심 내 지속적인 주택 공급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뚜렷이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주택정비정책관 산하 3개 과는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 주도 정비사업을 담당한다. 정비사업 물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사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과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성남 분당, 안양 평촌 등 1기 신도시 선도지구가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며 속도를 내고 있는 노후 계획도시 재정비를 전담할 조직도 마련됐다. 신도시정비기획과와 지원과는 1기 신도시 정비의 성공적 완수는 물론 노후 계획도시 재정비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다만 이 같은 공급 확대 기조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제어하지 못할 경우 시장 불안이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8.7%로, 문재인 정부 시기 급등기였던 2018년(8.03%)과 2021년(8.02%)을 넘어 19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경우 강남권과 한강변 등 서울 핵심지만 가격이 오르는 양극화 현상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시장은 정책 변화에 따른 변동성이 매우 컸다"며 "마포·성동·광진구 등은 규제 예고 단계에서 풍선효과로 상승했다가 규제 시행 이후 하락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한 반면, 강남권은 가격 경직성으로 비교적 안정적이었고, 기타 지역은 실수요 중심의 완만한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는 대출 규제와 실거주의무 강화로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경로가 사실상 차단되면서 자기자본 중심의 시장 환경이 지속·강화될 것"이라며 "거래 위축과 자금 선별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지역·상품·단지별 차별화가 심화되는 초양극화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현재의 규제 체계는 수요를 억제하고 있지만, 완화 시점과 강도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며 "규제가 풀리는 순간, 눌려 있던 수요가 특정 자산으로 동시에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정책은 시장 안정과 동시에 양극화를 증폭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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