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정치권 압박 대응…“산재 등 정부 관심에 채용 늘어날 것”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정부와 정치권의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쿠팡이 법무·노무 분야 채용을 늘리고 있다. 범정부 차원의 조사와 검토가 진행 중인 만큼 대응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변호사·노무사 등 경력직 인력을 채용 중이다. 지난달부터 쿠팡 본사를 비롯해 여러 계열사에서 관련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 지난 30~31일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 고용노동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조사·점검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관련 인력을 충원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쿠팡 물류 계열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지난달 30일부터 노무사 채용에 나섰다. 300인 이상 기업체에서 5년 이상 인사, 노무 실무 경험이 있는 노무사가 대상이다. 업무 내용으로는 근로감독 및 노동분쟁 사건 대응, 기타 노무 이슈 지원 등이 명시됐다.
CLS는 산재 은폐 의혹으로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청문회에서 쿠팡, 쿠팡 CLS,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등을 대상으로 산재 은폐 의혹 조사 착수를 시사했다. 김 장관은 “쿠팡이 산재 신청을 철회한 과정을 보면 조금 일반적이지 않다”며 “전문가가 불러준 대로 쓴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산재 은폐 여부에 대해) 조사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도 덧붙였다.
PB(자체브랜드) 상품 자회사 CPLB도 지난달 27일부터 경력 6년 이상 변호사를 모집하고 있다. CPLB 제품·서비스 전반에 대한 법률 자문 및 리스크 관리, 정부 기관·규제 대응, 분쟁 관리 및 전략 수립 등을 수행하는 자리다.
CPLB는 청문회에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자체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입점업체의 판매 데이터를 활용했다는 의혹이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입점업체 (데이터를) 분석해 영업비밀을 캐낸 후, PB 상품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쿠팡 본사는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담당할 변호사를 찾고 있다. 지난달 23일부터 대한민국 변호사 자격 취득 후 10년 이상인 법률 또는 공정거래 컴플라이언스 경력을 보유한 변호사를 채용 중이다. 대규모유통업법, 공정거래법, 전자상거래법 등 각종 규제 리스크를 사전에 분석하고,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공정위가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여부와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 여부를 조사 중인 점을 고려한 인력 보강이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은 기존에도 노무 문제 해결을 위한 채용을 꾸준히 이어왔다”며 “산재 등 정부가 주시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법률적 대응을 위한 관련 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외부 로펌을 통한 문제해결보다는 내부 팀 구성이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이익이기에 수를 늘려갈 확률이 높다”고 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 등 증인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 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