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증시 설문]⑥한풀 꺾인 가상자산 열기
2026년 비트코인 가격 전망/그래픽=김다나 |
국내외 증시가 호황을 이어가면서 한때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던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수그러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가격 회복이 늦어지면서 증권가 전문가들의 눈높이가 한층 낮아지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 종사자 23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26일부터 12월12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비트코인 가격전망에 대해 '1억1000만~1억3000만원'으로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23.7%를 차지했다.
'1억3000만~1억5000만원'은 18.1%, '1억5000만~1억7000만원'은 16.0%로 뒤를 이었다. '1억9000만원 초과'를 택한 이들은 13.79%에 그쳤다. 조사기간 비트코인 가격 등락폭은 업비트 기준 1억2000만~1억4000만원대였다.
응답자 45.3%가 비트코인 가격의 연간 고점 전망치를 '2억원'으로 답했던 전년도 조사와 대조적인 분위기다. 당시 조사는 비트코인이 1억3000만~1억5000만원대에서 등락하던 2024년 12월 5~15일 금투업계 종사자 17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하락장세가 투자심리를 약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9일(한국시간) 1억7987만원까지 오른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추가 무역제재를 기점으로 폭락, 11월21일 1억2000만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전년도엔 트럼프 대통령 당선(11월)이 연말연시 상승장을 이끈 터다.
/그래픽=김다나 |
다만 투자를 단념한 이들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가상자산에 투자할 의향이 있냐는 물음에 전체 응답자의 20.3%는 '매우 그렇다', 38.4%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긍정(매우 그렇다·그렇다) 비율이 58.6%로 전년도(58.2%)와 유사한 수준이다.
유망한 코인이 무엇이냐는 물음엔 응답자의 74.6%(복수응답 최대 3종)가 비트코인, 65.1%가 이더리움을 꼽았다. 솔라나(20.7%), 엑스알피(옛 리플·18.1%), 테더(USDT·4.7%), 도지코인(4.3%), 체인링크(3.0%)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외 법령 제개정이 이끄는 제도 변화와 그에 따른 '비트코인 4년 주기론'의 영향력 약화를 주시하라고 조언했다. 그간 시장에선 비트코인 채굴보상이 4년마다 절반씩 줄도록 설계된 탓에 공급 불안에 따른 '급등 후 급락' 추세가 반복됐고, 급락 주기가 돌아온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왔다.
한종목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26년을 기점으로 규제 불확실성은 빠르게 해소될 전망"이라며 "가장 주목할 이정표는 미국 '시장구조(클래리티·CLARITY)법' 통과로, 법이 발효되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돼 그간 법적 회색지대에 있던 탈중앙화금융(디파이·DeFi)과 알트코인 사업들이 합법적 지위를 획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빅사이클에 따른 부정적 투자심리가 반영됐지만, 2026년 조정은 예년보다 완만할 가능성이 높다"며 "2024년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기관 자금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파생시장까지 대거 유입되며 가격 변동성이 완화되고 하방 경직성이 강화되는 추세로, 비트코인은 전통 금융과 상관성 높은 가격 흐름을 보이면서 매크로 영향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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