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형 플랫폼의 콘텐츠 규제 책임 강화 조항 우려한 듯
국힘 "미국도 반발하는 글로벌 입틀막법" 원점 검토 요구
더불어민주당의 개정 강행 과정에서 이른바 '입틀막법' 논란을 낳았던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두고 미국 정부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법적 정당성을 둘러싼 시비가 한층 가열되고 있다. 야당은 당정이 언론계와 학계의 비판 의견을 귀담아듣지 않아 외교 갈등으로까지 비화했다며 7월 시행 전 법안 재논의를 요구했다.
이 법의 주무부처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1일 미국 국무부 우려 표명에 대한 입장을 묻는 언론 질의에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개정 등 법안 운영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예정"이라며 "외교부 산업부 등 외교당국과도 긴밀히 소통하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개정법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사회적 폐해에 대응하고 국민의 인격권과 재산권 등 기본권 보호를 강화하고자 추진됐다"며 재차 강조했다.
방미통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에선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배경을 파악하느라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내에서는 개정법 내용 가운데 징벌적 배상이 논란의 핵심이었다. 언론사나 유튜버가 고의로 허위·조작 정보를 유통해 피해를 주면 손해액의 최대 5배를 배상해야 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더해 △허위·조작 정보의 기준이 모호하고 △정치인·대기업 임원 등 권력자의 배상 청구도 허용했고 △방미통위가 배상과 별도로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물릴 수 있어 표현의 자유가 심하게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힘 "미국도 반발하는 글로벌 입틀막법" 원점 검토 요구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허위조작정보 근절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개정 강행 과정에서 이른바 '입틀막법' 논란을 낳았던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두고 미국 정부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법적 정당성을 둘러싼 시비가 한층 가열되고 있다. 야당은 당정이 언론계와 학계의 비판 의견을 귀담아듣지 않아 외교 갈등으로까지 비화했다며 7월 시행 전 법안 재논의를 요구했다.
이 법의 주무부처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1일 미국 국무부 우려 표명에 대한 입장을 묻는 언론 질의에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개정 등 법안 운영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예정"이라며 "외교부 산업부 등 외교당국과도 긴밀히 소통하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개정법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사회적 폐해에 대응하고 국민의 인격권과 재산권 등 기본권 보호를 강화하고자 추진됐다"며 재차 강조했다.
방미통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에선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배경을 파악하느라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내에서는 개정법 내용 가운데 징벌적 배상이 논란의 핵심이었다. 언론사나 유튜버가 고의로 허위·조작 정보를 유통해 피해를 주면 손해액의 최대 5배를 배상해야 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더해 △허위·조작 정보의 기준이 모호하고 △정치인·대기업 임원 등 권력자의 배상 청구도 허용했고 △방미통위가 배상과 별도로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물릴 수 있어 표현의 자유가 심하게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국무부는 개정법 우려 이유로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는 점을 들었는데, 전자를 더 문제 삼고 있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국내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은 개정법의 다른 조항들에 불만을 나타냈다는 것. 새 법에는 이용자 수, 매출액을 기준으로 대형 플랫폼을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정해 허위·조작 정보로 신고된 콘텐츠를 적극 제재하고 이런 정보의 유통을 막을 규제 시스템을 운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법적 의무를 다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면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물어야 하고, 의무 이행 사항을 '투명성 보고서' 형태로 방미통위에 정기적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한국 당국이 허위·조작 정보 기준을 자의적으로 적용하며 자국 빅테크 기업 경영에 관여할 수 있다고 미국 정부가 의심할 수 있는 조건이라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법안의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미국 국무부가 한국 국내정치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은 1979년 김영삼 의원 제명 사태 당시처럼 대단히 이례적"이라며 "정통망법 개정이 '글로벌 입틀막법'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개정안 시행까지 6개월이 남아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여야 재논의를 제안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김현우 기자 with@hankookilbo.com
